노조, 사측 일괄제시안 제출 안해 파업절차 밟기로

별도로 진행 임개위서 합의안 도출땐 재교섭 가능성도

▲ 27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잔디광장을 가득 메운 노조원들 사이로 각 사업장의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다음 주 쟁의 발생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하는 등 파업 절차를 밟기로 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노사분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임단협과 별개로 진행되는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임개위)에서 노사가 선진 임금구조로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된 합의안을 도출할 경우 임단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시 대화 모드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노사는 27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2차 임단협을 진행했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지난 26일 열린 교섭에서 “전체 요구안에 대한 2회독 심의가 끝났다. 사측은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제시안을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27일 교섭에서 일괄제시안을 내지 않았고, 결국 노조가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지난 6월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1~2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추석 전 타결을 위해 이번 주부터 주 3회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병행하며 교섭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임금 15만9900원 인상, 월급제 시행,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국내·해외 총생산량 노사합의로 결정, 정년 65세로 연장, 손배·가압류·고소·고발 취하 등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교섭 결렬 사태에 이르게 됐다. 노조가 올해에도 파업을 벌이게 되면 현대차는 지난 2012년 이후 4년 연속 노사분규 사업장이 된다.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날 오후 3시30분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밭에서 ‘2015년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일괄제시안을 내고 의견조율 과정을 거쳐야 할 교섭이었지만 사측이 제시안을 내지 않아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 이틀간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 결의 안건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구성 안건을 심의·확정하는 한편 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파업 찬반투표까지 거치면 합법 파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임개위에서 극적인 합의안을 마련할 경우 노조가 임단협 파업 카드를 집어넣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노조의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통한 임금 인상’과 사측의 ‘임금 총액 유지’ 입장이 맞서고 있지만 임금구조 변경 방식을 두곤 의견 접근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다음 주 임시대대에서 임단협과 임개위 합의 시점을 맞출 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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