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와 서방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노르웨이의 한 방송사가 러시아의 자국 침공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방송하려 하자 러시아가 발끈했다.

노르웨이의 TV2 방송은 환경론자들이 국영 석유가스 산업을 장악하고 정권을 차지하자 러시아가 노르웨이를 침공한다는 줄거리의 드라마 ‘점령’(Occupied)을 제작, 방영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이미 유럽의 여러 방송국에 판매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뱌체슬라프 파블로브스키 노르웨이 주재 러시아대사는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침략자 역할을 맡게 돼 유감”이라며 “이 드라마는 냉전의 나쁜 유산으로, 실재하지 않는 동쪽으로부터의 위협으로 노르웨이 시청자를 겁먹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TV2의 드라마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하우그는 “러시아의 반응이 오히려 더 놀랍다”며 “시청자들은 그게 허구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응수했다.

하우그는 또 러시아 대사관이 3년 전 드라마 제작 당시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하우그는 “이 시리즈는 고난에 빠진 사람들을 묘사한 흥미진진한 캐릭터 드라마”라며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을 실제로 반영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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