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경제부

노동조합, 협동조합 등 다양한 조합이 존재하지만 이들 조합의 공동 목표는 조합원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조합의 대표는 조합원의 복지와 권익신장을 위해 누구보다 힘을 써야 하지만 정작 잿밥에 눈이 먼 대표도 있다.

울산개인택시운송조합이 오는 11월 치뤄질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한창 시끄럽다. 전·현직 이사간 공금횡령 혐의로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비 후보로 거론되는 또 다른 진영에서는 상대 예비 후보들을 비방하는 유인물을 택시조합 휴게실에 뿌렸다. 경찰은 전 이사장의 공금횡령 혐의를 일부 확인했으며, 현재 유인물을 뿌린 사람을 조사중이다.

울산개인택시운송조합의 조합원은 3623명으로, 이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된다. 한해 예산만 4억여원에 달한다. 특히 택시조합의 이사장은 공제조합의 지부장도 겸하게 돼 조합원들의 회비와 공제금 등을 도맡아 관리하게 된다. 그런 자리에 있는 전 이사장이 공금횡령으로 경찰조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조합원으로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태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조합원들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다. 조합원들이 직접 뽑은 이사장이 어떻게 조합을 운영하는지, 내가 낸 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택시조합원은 “이번 전 이사장의 공금횡령 건은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며 “그러나 정작 그 사실을 알아도 ‘누가 그 자리에 있든 해 먹는 것은 같다’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조합원들의 무관심 속에 전 이사장의 공금횡령이 선거를 앞둔 지금에 와서야 터진 것이다. 조합원들은 조합의 주인은 대표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고,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조합원 스스로 견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

이우사 경제부 woos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