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정치경제팀 leehj@ksilbo.co.kr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울산시의회에는 낯부끄러운 수치 하나를 발표했다. 최근 8년간 조례 제·개정안 중 울산시의회 의원발의 비중이 전국 꼴찌라는 것이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95건의 조례가 제·개정된 울산시의회의 경우 의원발의 비율은 17.9%, 건수로는 17건에 그친다. 의원 1인당 건수로 보면 0.75건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과 비교할 경우 의원발의 비율(37.3%)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울산시의회와 동일한 의원정수(22명)를 가진 대전과 광주를 비교해 보면 울산의 성적표는 더욱 객관적으로 드러난다. 대전과 광주는 각각 112건에 25.3%, 100건에 37.7%다. 광주는 울산에 비해 의원발의 비중이 배이상 높다.

‘의원발의’는 말 그대로 의원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필요한 조례를 만드는 법안의 한 형태다. 다시말해 의원들이 얼만큼 의정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되는 셈이다.

내노라하는 정치 고수들인 이들이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가 울산시의회의 위상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을 모를리 없는데 왜 이럴까. 국회의원처럼 보좌관이 없어서, 상임위원회에 소속된 직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져서, 아니면 의원들의 관심부족 때문에 그런가. 광역의원 정도면 선거구 지역을 넘어 울산 전체 시민대표라 봐도 무관하다. 선진국 문턱에 서 있는 우리는 이제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는 광역의회상을 스스로 확립해 나가야 한다. 이 당연한 얘기를 하는 이유는 정치인들이 오로지 당선에만 목을 메고 배지만 달고 나면 이 중요한 명제를 애써 잊는 듯해서이다.

감히 지금 의사당으로 출근하는 울산시의원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6대 시의회가 시작된 2014년 하반기부터 향후에 평가하는 성적표에서는 울산시의원들이 ‘전국 1위’의 의정활동 성적표를 거두기를. 그래서 자라나는 울산의 아이들은 물론 유권자들이 지방자치 시대에서 희망을,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지방정치로 울산의 미래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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