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밤 (한국시간) 레바논 시돈의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 대 레바논의 경기. 한국 권창훈이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의 젊은 푸른 날개’ 권창훈(21·수원 삼성)이 레바논전에서 다시 한 번 훨훨 날았다.

권창훈은 9일 레바논 시돈의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3차전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15분 한국의 승리를 사실상 확정짓는 골을 터뜨렸다.

그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전진 패스를 페널티아크 안에서 받은 뒤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과감한 오른발 터닝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으나 강하고 낮게 깔린 슈팅은 골대 오른쪽 하단에 꽂혔다.

멈출 줄 모르는 질주다. 지난 8월 열린 2015 동아시안컵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한 권창훈은 지난 라오스전에서 홀로 2골을 책임지며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더니 이날 절정의 골감각을 또 한번 과시했다.

최근 두 경기만 놓고 보면 슈틸리케호의 에이스로 거론되는 기성용, 손흥민(레버쿠젠)에 뒤지지 않는 활약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권창훈을 선발한 뒤 매 경기 기용할 정도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권창훈은 이날까지 5경기 가운데 4경기를 선발로 소화했다.

권창훈은 보통 중앙 미드필더로 분류되지만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선수다. 패스보다는 과감한 드리블로 공격의 활로를 뚫는 것이 특징이다. K리그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유형의 선수다.

여기에 슈팅도 점차 물이 오르고 있다. K리그 3년차를 맞은 권창훈은 올시즌 수원의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7골을 쏟아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라오스전과 레바논전에서 그를 ‘패스마스터’인 기성용과 짝지어 세웠다.

밀집수비를 깨야 하는 2차 예선에서 두 선수의 중원 기용은 다양한 공격 전개를 가능하게 했다. 다른 유형의 두 선수가 서로의 파괴력을 배가시키며 대표팀의 연승 행진을 쌍끌이하고 있다.

권창훈은 이날 골을 넣은 뒤에도 만족하지 않겠다는 듯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두차례나 더 날렸다.

기량은 상승세를 탔고 감독이 원하는 전술이 몸에 딱 맞는데다 선수 본인은 욕심까지 내고 있다. 권창훈의 득점 행진이 앞으로도 기대되는 이유다.

권창훈은 경기를 마친 뒤 “레바논 원정이 어렵다고 들었는데 경험이 많은 형들이 이야기를 많이 해줘 도움이 됐다”며 “팀 전체가 잘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늘도 체력이 떨어졌을 때 실수가 나왔는데 그런 부분을 줄여야 한다”며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만큼 나도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 감사한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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