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울주오딧세이’ 공연
내년엔 ‘울주세계산악영화제’도

▲ 신장열 울산 울주군수

가을이다. 이 가을을 기다렸던 사람들이 많았다. 폭염에 못 떠났던 휴가를 기다렸거나 투명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에 취하고 싶거나 한가위 명절 고향의 품이 그리웠거나 저마다 이유는 가지각색일 것이다.

필자도 가을을 기다리는 사람 중에 하나이지만 몇 년 전부턴 기다림의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영남알프스 간월재 억새 물결 속에서 펼쳐지는 ‘울주오디세이’다. 나뿐 아니라 이제 나름 형성된 마니아층들이 이 날을 고대하고 있다.

추석 명절을 즐겁게 보내고 오면 10월3일 개천절 ‘울주오디세이’가 기다리고 있다. 전국 최대 억새군락지인 간월재는 은빛 가을 풍경 자체가 장관이지만 이제 울주를 넘어 우리나라 최고의 ‘자연 그대로의’ 공연장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세계적 뮤지션인 양방언 작곡가와 한국 대표 여성 싱어송라이터 권진원, 국내 최고의 타악 노래 그룹 ‘소나기 프로젝트’ 등 감미롭고 신명나는 공연이 우리를 맞이한다. 특히 양방언 작곡가는 지난 8월28일~9월1일 열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레페스티벌’과 큰 인연이 있다.

군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최하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성공을 위해 국내영화제 최초로 주제곡을 만든 바 있다. 이 곡을 만든 사람이 양방언 작곡가다. 영남알프스 산 곳곳을 올라 그 감흥을 담아 작곡을 했고 제목도 ‘울주오디세이’다. 10월3일 간월재의 일렁이는 은빛 물결 속에서 원작자의 초연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이 날 오후 3시에는 앞으로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의 컨트롤타워가 될 복합웰컴센터 개관식이 열린다. 센터 내 인공암벽장에서 전국스포츠클라이밍대회도 펼쳐진다.

‘울주오디세이’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개최하게 된 핵심 계기이기도 하다. 군은 지난 2010년부터 울산시와 함께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마스터플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 주요 사업 중 영남알프스 문화콘텐츠 개발사업의 하나로 시작된 것이 울주오디세이였다.

전국 최초로 1000m 높이의 산 위에 그랜드 피아노 한 대 달랑 놓고 억새 자연 그대로를 무대로 펼친 퍼포먼스는 사실 엄청난 실험이었다. 그렇지만 이 공연은 시쳇말로 대박이 났고 간월재라는 대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울주군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전국적인 명성과 함께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었고 계획도 세웠다. 그것이 바로 세계산악영화제 개최였던 것이다.

8월28일~9월1일 열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레페스티벌에는 기대를 넘는 1만7000여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갔고, 언론을 비롯해 각계의 호평이 잇따랐다. 우리나라 최초로 열리는 국제산악영화제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었지만 첫 개최로서는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다.

울주오디세이와 프레페스티벌의 성공은 영남알프스라는 자연과 복합웰컴센터 등의 인프라, 신선한 기획력, 행정 역량 등이 모여 이뤄진 것이지만 무엇보다 문화 예술을 대하는 사람들의 정서 변화도 큰 몫을 했다. 이번 영화제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서 문화적 욕구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했다.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던 산업화 시절을 거쳐 이제 국민소득이 오르고 삶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잊혀졌던 낭만과 감성의 DNA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물질적인 것을 넘어 문화와 예술 등의 정신적 가치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문화 예술이 없었다면 우리의 희로애락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문화 향유의 기회가 많을수록 정신적인 만족도와 삶의 품격, 행복지수도 높아진다고 확신한다.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은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해내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우리 군과 울산의 미래 중요한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런 신념으로 지역 곳곳에 문화의 가치가 스며있고, 문화로 행복한 울주를 만들기 위해 많은 힘을 쏟아나가고 있다. 이제 가을을 기다리는 이유가 또 하나 늘겠다. 바로 울주세계산악영화제다. 내년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9월30일~10월4일로 일정이 잡혔다. 매혹적인 산상공연인 울주오디세이, 세계산악영화의 축제가 될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울주의 가을에만 만끽할 수 있는 문화의 향연이다. 그 초대에 꼭 응하시길 바란다.

신장열 울산 울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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