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가족 청렴지수 낙제점
박 대통령 가족관리는 엄격한 수준
퇴임때까지 현상황 유지 의지 믿어

▲ 김두수 정치경제팀 부장(서울)

‘문민정부’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아들 현철씨의 ‘국정농단’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머리를 숙였다. 현철씨가 구속 수감 되기 전날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눈이 퉁퉁 붓도록 눈물을 삼켰다. 평생을 야당하면서 권력에 굴하지 않고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했던 YS도 아들의 잘못으로 고개를 떨군 것이다. ‘국민의 정부’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아들 홍걸·홍업씨 또한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감옥에 갔다. DJ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두 아들의 연이은 감옥행으로 어머니로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참여정부’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형 건평씨의 사법처리에 이어 또다른 가족이 자신몰래 검은돈 커넥션 의혹에 직면하게 되자 ‘대통령의 도덕성’에 씻을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스스로 몸을 던졌다. 어디 이뿐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가족의 ‘권력스캔들’에서 완전 자유롭지 않았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친형 이상득 의원이 권력형 비리에 연루되자 대통령의 체면이 구겨졌다.

앞서 신군부 정권인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굳이 여기서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크고작은 권력형 비리로 얼룩졌고 가족들이 그 중심부에 있었다. 이처럼 지난 정권마다 대통령 가족의 ‘청렴지수’는 낙제점에 이르렀고, 결국 레임덕(권력누수)의 가속화를 불러왔다.

대통령 ‘가족 잔혹사’는 왜 끊이지 않을까. 권력자는 물론 그 주변을 쫓아 다니는 ‘부나방’들이 대통령의 가족은 물론 친인척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 현실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2013년 2월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의 가족은 과연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가족관리는 가혹하리 만큼 엄격하다. 박 대통령의 가족은 동생 지만씨 부부와 조카 그리고 근령씨 부부가 전부다. 특히 박 대통령은 두 동생에 대해선 청와대 주변에도 얼씬 못하게 하고 있다.

최근 근령씨 부부가 일본에서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언론에 오르내린적은 있었지만 권력형 비리 등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표현의 자유’다. 지만씨는 이른바 ‘십상시’ 관련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적 있지만 모두 사실무근으로 결론이 났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의 가족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박 대통령 주변의 여권 핵심인사,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대통령 재임기간엔 어떤 형태로든 동생들을 청와대로 부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지만씨의 아들(세현), 즉 박 대통령의 친조카가 고모(박 대통령)를 보고 싶어하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는 얘기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만씨가 “큰 누나가 TV에 나오는 것을 아들과 같이 볼 때가 있는데 아들 세현이가 가끔씩 “왜 큰 고모를 만날 수 없는거냐”고 울먹일 때 마음이 짠하다”고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의 심정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 2005년 조카가 태어나자마자 병원을 찾아갔고 ‘보물 1호’로 꼽을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표시한 것을 보면 속내는 많이 아릴 것으로 짐작된다.

공무원 연금개혁을 필두도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개혁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속에 가족관리 ‘청렴지수’는 일단 ‘A학점’이다. 연장선상에서 청와대 청렴지수 또한 높다. 이런 관점에서 기자는 ‘도덕성=박근혜’라는 등식이 퇴임시까지도 반드시 지켜질 것으로 믿는다. 올 추석에 가족사랑, ‘박근혜식 조카사랑’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김두수 정치경제팀 부장(서울)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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