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명절 스트레스 후유증

소변 참기 어렵고 불쾌한 냄새

충분한 휴식·과채류 섭취 도움

▲ 강민아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방광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40대 맞벌이 주부 최모씨는 4일간의 정신없는 명절을 보내고, 연휴가 끝나자 마자 출근했다. 눈 깜짝할 새 지나간 명절이지만 상당한 후유증을 남겼다. 지난 1년간 뜸하던 ‘방광염’이 도진 것이다. 1시간 전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금방 또 가고 싶고, 소변을 보고도 개운하지가 않다.

#50대 직장인 이모씨의 고향은 강원도 정선이다. 5시간이 넘는 장거리 운전을 하고 나니 육체적 피로가 가시질 않는다. 이씨 역시 연휴가 끝나자 마자 출근했다. 피곤하다고 병원에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커피를 마시며 잠을 쫓아 본다.

◇면역력 높여야 ‘방광염’ 막는다

주부들은 명절 전 차례음식 준비와 손님맞이 걱정에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이는 감염성 질환을 유발한다.

추석 연휴 이후 유난히 화장실에 자주 가고 싶거나 갔다 와도 개운하지 않다면 방광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거나 소변을 참기 어렵고 소변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강민아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주부들은 명절 직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갱년기의 주부들은 여성호르몬 감소로 질 내 조직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에 대한 방어력도 떨어져 방광염이 쉽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성은 해부학적으로 남성보다 짧은 요도관을 갖고 있으므로 세균감염에 상당히 취약하다. 따라서 방광염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명절 후 발생하는 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이 가장 도움이 된다.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이후에도 계속 무리를 하면 피로가 쌓여 방광염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휴식을 취할 때는 몸의 저항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과일이나 채소를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유발 요인 사전에 차단해야

방광염이 1년에 3회 이상 반복되면 ‘만성 방광염’이라 한다. 급성에서 만성으로 넘어가지 않으려면 일상 생활 속 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

강 전문의는 “우선 장 내 나쁜 대장균을 줄일수 있도록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이라면 여성호르몬제를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수분은 충분히 섭취하고,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알코올이나 카페인류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말아야 하고, 성관계 후 배뇨하는 습관, 배뇨나 배변 후 앞에서 뒤로 닦는 습관 등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습관 개선으로 방광염을 미리 예방하고, 증상이 발견됐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생체리듬 제자리로 돌리는 시간

연휴 뒤 일주일은 흐트러졌던 생체리듬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기간이다. 이 때 과도한 업무에 치이거나 늦게까지 술자리를 갖는 것은 지친 몸에 피로를 더욱 쌓이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연휴 후 일주일 정도는 일찍 귀가해 충분히 쉬고, 잠을 규칙적으로 자야 만성피로로 악화되지 않는다.

또 명절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려면 가능한 빨리 평소 수면리듬을 되찾아야 한다. 낮에는 피곤하더라도 가벼운 산책이나 체조 등을 하며 낮잠을 물리치고, 자기 전에는 따뜻한 우유를 마셔 편안한 잠자리가 되도록 한다.

또 일에 집중해야 할 때나 점심식사 후에는 커피를 찾게 된다. 그러나 커피에 든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정신이 들게 하지만 오후 늦게 마시면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커피보다는 과일로 만든 주스가 신체의 활력과 피로해소 능력을 높여준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도움말=강민아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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