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김숙례씨 열번째 개인전

5~11일 문화의거리 갤러리 201서

▲ 10번째 개인전을 갖는 한글서예가 김숙례 작가가 작업실에서 궁체를 바탕으로 한 창작서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한글서예가 김숙례 작가가 5~11일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 갤러리 201에서 10번째 개인전을 연다. 주제는 ‘우리글, 한글’이다. 울산한글문화예술제 기획초대전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지난 40년 간 울산에서 한글로 서도를 개척해 온 작가적 삶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글서예는 내 뜻을 제대로 나르고, 누구나 읽을 수 있으며, 쉽게 공감하는 예술이자 학문입니다. 그 매력에 빠져서 수십년을 천착했어요. 저는 아직도 글을 쓰고 있으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 고프지 않습니다.”

김 작가의 개인전은 지난 2007년 이후 8년 만이다. 통상 3~4년마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던 전례와 비교하면 상당한 간격이다. 뜻하지 않게 찾아 온 병마를 이기느라 먼 길을 돌아온 탓이다. 김 작가는 늦춰진 김에 느긋함을 즐기며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계획보다 빨리 개인전을 갖게 됐노라고 털어놨다.

전시에는 서정윤의 시 ‘편지’를 비롯해 ‘어머니’ ‘난향중’ ‘비를…’ 등 20여 점이 선보인다. 짧은 글귀에 깊은 뜻을 담아내는 김 작가 특유의 설정은 여전하다. 글자는 덜어내고 여백은 키워서, 조형성과 전달력에 치중한다. 서사기교 위주의 서예와 달리 문학적 함축성에 비중을 두고있다.

궁체를 근간으로 한 그만의 창작서체도 멋스럽다. 전통에 기반을 두었지만 글에서 풍기는 현대적인 기운은 예상외로 강하다. 요즘의 주거환경에 들어맞는, 개성과 생명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작가적 의지가 반영됐다.

“조운의 시 ‘고매(古梅)’에 ‘허울 다 털어버리고 남을 것만 남은 듯’이라는 싯구가 있어요. 그럴수록 향기가 짙고 오래갑니다. 나는 내 작품이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김숙례 작가는 일본, 서울, 울산을 오가며 개인전을 이어왔고 광주세계서예비엔날레를 비롯해 34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43년 전통의 울산서도회장을 역임했고 울산미술협회 이사, 울산시미술장식품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며 현대백화점, 남구문화원, 중구문화원에 출강한다. 향후에는 100여 명의 문하생과 함께 ‘서예가 대중과 함께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서예전을 펼치는 게 꿈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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