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출신 필립 브레트씨 2년간 웹진 ‘앵글매거진’ 발행

처용문화제 기간 ‘처용 앵글 서던 쇼’ 기획 콘서트도 계획

▲ 아일랜드에서 온 원어민교사 필립 브레트(30)씨.
한국의 인디밴드를 알리고 그들의 공연을 직접 기획하는 울산 거주 외국인이 있다. 아일랜드 국적으로 남구 신정동 월봉초등학교 원어민교사인 필립 브레트(Philip Brett·30)씨다.

그는 지난 2년여 동안 국문과 영문버전의 웹진 ‘앵글매거진(Angle Magazine)’을 발행해 왔다. 웹진의 주요 내용은 울산, 부산, 대구 등 영남권에서 주로 활동하는 인디밴드와 신진예술가를 다룬다.

브레트씨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매우 즐겁기는 하나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지 못하는 점은 늘 아쉬웠다. 예술가 부모 밑에서 7남매 대부분이 음악가나 미술가로 활동하는 가정은 일상 자체가 바로 문화와 예술이었는지라 그에 대한 목마름이 예상 외로 컸다.

“울산의 독특한 도시문화, 그 속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인과 교류하고 싶었으나 방법을 몰랐어요. 그래서 직접 찾아다녔고 기대 이상으로 놀라운 작품과 공연물을 만났어요. 이상한 건 정작 울산사람들은 잘 모른다는 겁니다. 그들을 알리고자 웹진을 만들었는데 갈수록 반향이 커지고 있어요.”

그의 활동이 알려지자 웹진 제작에 기꺼이 동참하는 이들이 생기고, 영역 또한 넓어져 한달에 한번씩 중구와 남구에 있는 클럽에서 인디공연을 유치하고, 1년에 한번씩 ‘빅데이 사우스(Big Day South)’라는 공연전시 페스티벌도 개최한다.

더 나아가 8일 개막하는 제49회 처용문화제 기간에는 그가 만든 웹진을 기반으로 한 ‘처용 앵글 서던 쇼(Cheoyong Angle Southern Show)’까지 열린다. 행사의 주제는 ‘처용, 인디를 만나다’. 웹진을 통해 소개된 뮤지션들이 11일 하루 동안 울산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릴레이 콘서트를 갖는다. 출연팀은 레게음악을 하는 스카웨이커스(Ska Wakers), 가수 이효리와의 협업으로 유명한 싱어송 라이터 김태춘,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그레이(Graye), 힙합음악과 파격적인 퍼포먼스의 일랍(Illap) 등 총 7개팀이다.

“울산의 처용문화제를 아주 사랑합니다. 하지만 축제가 끝나면 더이상 공연팀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처용 앵글 서던 쇼’ 출연팀은 축제가 끝나도 언제든지 찾아가 공연을 다시 볼 수 있어요. 이처럼 좋은 공연이 원래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는 걸 시민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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