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본연의 의미 살린 ‘바른 관인’ 만난다

▲ 바른관인 제안전 팸플릿.
관인은 정부기관에서 발행하는 문서 등에 찍는 도장이다. 청인(廳印)과 직인(職印)이 있으며 관의 모든 문서에 권위와 믿음을 대변하는 법적 효력을 갖는다. 울산에서 서예, 전각, 장서인 작품을 선보여 온 김봉석씨가 기존 관인서체를 새롭게 하자는 취지에서 “훈민정음 글자꼴에 맞춘 바른 관인 제안전”을 연다.

김봉석 작가의 아홉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9~11일 중구 문화의거리 모아미갤러리에서 열린다.

9일 한글날을 앞두고 마련되는 전시는 울산의 관인 대부분이 한글의 창제원리와 관련이 없는 글자꼴이라고 여기는 김 작가의 생각에서 기획됐다.

우리나라에는 해방 이후 국새를 비롯해 한글로 쓰여진 관인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글관인이 이전의 한자관인 서체를 따라하면서 한글이 지닌 본연의 의미와 가치를 잃어버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정부 또한 이와같은 국새의 글자꼴 문제점을 인정해 지난 1999년 제3대 국새부터 훈민정음 반포 당시의 글자꼴로 개정한 바 있다.

김 작가는 “표의문자인 한자와 달리 한글은 표음문자다. 음소가 모여 음절이 되고 단어가 되어 의미를 갖는데, 자형이 바뀌면 다른 문자가 되는 것이다. 글자자형을 임의로 고쳐서는 곤란하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국새를 제외한 대부분 지자체의 관인이 아직도 잘못된 글자꼴의 관인을 사용하고 있다”며 “행정기관의 권위와 법적인 힘을 상징하는 점을 고려해 울산에서도 바른 한글꼴의 관인체가 나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울산시장인’을 비롯해 ‘울산시의회의장인’ ‘울산지방경찰청장인’ 등 다양한 관공서의 관인들을 선보인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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