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영화 〈썸머타임〉의 남자 주인공 "진우"역으로 스크린 데뷔식을 치른 류수영(22·명지대 경영학과 2년)은 다양한 이미지를 지닌 배우다.  조각같은 하얀 얼굴에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검은 머리, 굳게 다문 입에서는 깊은 우수가 드리워져 있다가도 머리를 노란 색으로 살짝 염색하고 웃고 떠들때면 영락없는 "날라리 대학생"으로 바뀌는 것.  영화 〈썸머타임〉에서 그는 1인 2역을 맡아 이 두가지 이미지를 다 보여준다.  하나는 수배를 피해 변두리 마을의 다락방에 숨어든 운동권 학생으로 구멍을 통해 아랫집 여자(김지현)를 훔쳐보다가 그녀와 사랑에 빠져 파격적인 정사를 나눈다. 여자가 남편에게 학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구해줄 수 없는, 어떻게 보면 험악한 시대에 나약한 지식인의 표상과 같은 모습이다.  또 하나는 해외입양아 상호역으로, 질투가 불러온 비극에 휘말려 부모를 모두 잃게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뒤 괴로워한다.  세간의 관심이 온통 "정사신"에만 쏠려있는 것이 못내 서운하다면서도 그는 "남자든 여자든 섹시하지 않으면 매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신세대다.  류수영은 2년전 모 방송사 오락프로그램에서 "3승하면 유럽을 보내준다"는 말에 혹해 친구들과 함께 참가했다 방송 관계자의 눈에 들어 인생 행로를 바꿨다.  SBS 아침드라마 〈사랑과 이별〉에서 주인공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데뷔 2년 만에 영화의 주역을 따냈고, 지금은 KBS 〈야!한밤에〉의 MC로, 시트콤 〈멋진친구들2〉의 탤런트로 활약 중이다. 연예계 데뷔를 극구 반대했던 대학 교수(서경대 경영학과)인 아버지도 이젠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연기를 앞으로 평생할 건데 젊었을때 장르나 배역을 가리지 않고 도전해보고 싶었다"면서 최선을 다한 영화였지만 "아무래도 캐릭터를 완전히 소화해내지 못한 것 같다"며 시사회를 마친 뒤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17일자 사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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