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사회문화팀 차장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좋은 방법은 체계적인 교육환경하에서 이뤄지는 구성원간의 의미있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접촉)이다. ‘동행’의 가치관이 사회 전반에 뿌리 내리면 발달장애인의 삶의 질도 자연스럽게 상승된다.

24세이지만 5세 지능을 가지고 있는 균도는 1급 발달장애인이다. 과잉행동 장애로 얼마 전 균도가 주간보호시설에서 퇴소명령을 받아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린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지난해 발생한 유아사망사건도 충격적이었다. 18세 1급 발달장애인이 복지관 3층에서 두 살배기 아기를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었다.

복지 밖으로 내몰려 갈 곳 없는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문제, 그리고 장애유형을 고려하지 않은 종합복지관 중심의 복지서비스에 대한 부작용을 느낄 수 있는 사례들이다.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성인 발달장애인은 사실상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 8월 말 현재 지적·자폐성 장애를 포함한 양산지역 발달장애인은 모두 1030여명이다. 이 가운데 만 18세 이상 성인 발달장애인은 71%(792명)를 차지한다. 학령기에 들어가는 18세 미만은 325명이다. 이처럼 양산지역 발달장애인 10명 중 7명 이상이 성인이지만 이들을 위한 복지서비스는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양산시는 올해 발달장애인 지원사업으로 6억4000여만원을 들여 △장애아동 재활치료사업 △장애아가족양육 지원사업 △발달장애인 가족휴식 지원사업 △부모심리상담 지원사업 △발달장애인 성년후견인 지원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업은 성년후견인 지원사업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발달장애인 본인에게 직접 돌아가는 혜택이 아니라 후견심판청구 비용, 공공후견인 활동비용 등으로 지급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양산지역 내 보호시설은 성인 발달장애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낮 동안 머물 수 있는 주간보호센터는 모두 3곳에 불과하고, 이곳 수용 인원이 대부분 10명 안팎이라 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하고 대기하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생활보호시설 역시 2곳이 있지만 1곳은 포화상태고 나머지 한 곳은 부산지역 법인에서 운영하고 있어 양산시민 만을 위한 시설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양산지역에서 발달장애인 전담 복지관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의 발달장애인복지관은 모두 8곳이다. 서울 5곳, 부산·광주·전남이 각각 1곳이다. 경남은 단 한 곳도 없다.

발달장애인 전담 복지관은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의 직업재활과 생활능력을 갖춰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 등 걸림돌이 많다. 사회복지법인 설립 과정부터 쉽지 않다. 행정적 제약이 많은데다 시설물과 운영비 등 수십억원의 재산을 확보하고 있어야만 사회복지법인 설립 자격이 주어지는 불합리한 현실 때문이다.

사회적 배려와 편견 해소 등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동행’하는 사회적 ‘해법’이 도출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적 인식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토대로 발달장애인과 함께 걸어가는 사회풍토가 시급히 조성되었으면 한다.

김갑성 사회문화팀 차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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