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서 지방자치박람회 개막
정부, 2012년 법정기념일로 제정

▲ 이지헌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

10월29일은 ‘지방자치의 날’이다. 3회째를 맞고 있으나 국민들이 많이 알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지방자치에 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그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2012년 정부에서 법정기념일로 제정, 국가적 차원에서 ‘지방자치’를 기념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드문 경우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는 1995년 우여곡절을 겪으며 본격 시행됐다. 엄밀히 말하자면 중단되었던 지방자치가 부활한 셈이다. 민주화 물결과 함께 1988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됐으나 오랜 중앙집권적 통치방식에서 곧바로 지방자치를 실시할 수 있느냐를 두고 그 당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1991년 지방의회가 먼저 구성됐고, 이를 발판으로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을 비롯한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에서 비로소 주민의 손에 의해 대표자를 뽑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방자치제 실시는 우리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회고해 보면 지방자치제 실시가 일정부분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주민들의 선거에 의해 지역의 대표자를 뽑음으로써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게 되었고,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정책에 투영시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행정도 많이 변했다. 과거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주민들의 다양한 수요를 행정에 담는 노력이 본격화되게 된 것이다. 울산도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경상남도의 여러 도시 중 하나였던 처지에서 울산의 위상을 높이는 목소리가 거세졌고, 드디어 1997년 울산시민의 열망을 담아 6번째 광역시로 승격, 울산의 위상은 나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방자치 울산의 달라진 20년을 통계로 한번 살펴보자. 먼저 인구를 보면 지난 20년 동안 22만7000명이 증가했는데 1995년 96만9000명이던 인구가 2015년 7월말 기준 119만6000명에 이르러 120만 시대에 다가섰고, 같은 기간 자동차 등록대수는 20만9803대에서 51만7019대로 30여만대 늘었으며, 주택보급률은 1995년 당시 79.1%이던 것이 지난해 말 기준 109.3%로 30%p정도 증가했다. 경제적 변화도 두드러지는데, 수출액에 있어서 1995년 173억달러에서 2014년 924억달러로 5배 이상 증가했고, 지역내 총생산(GRDP)은 1998년 26조3880억원에서 2013년에는 68조3477억으로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울산시 예산규모를 보면 1995년 8196억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2조9172억원 규모로 3.5배 이상 늘어났다.

성년을 맞이한 지방자치가 안정을 기하고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보완과 시민의 정치의식 등 많은 부분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지방의 위상에 맞는 제도적 보완은 중앙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그동안 지방정부에서 중앙에 요구했거나 요구한 많은 부분들을 중앙에서 귀 기울여 듣고 이를 과감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꽃’이요 ‘정치실험의 장’으로써 지방자치가 정착돼 나가려면 주민의 성숙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들어 낮은 투표율과 정치적 무관심은 지방자치제에 대한 하나의 경고 메시지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오늘부터 11월1일까지 3박4일간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가 열린다. 행정자치부와 세종시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지방자치의 날’을 기념하고 지방자치 20년을 회고하면서 17개 시도에서 준비한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 가을관광주간에 맞춰 그 쪽으로 여행계획이 있다면 색다른 추억이 되리라 생각한다. 지방자치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지헌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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