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함에 들어온 스팸 메일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분류해 삭제하고 간단한 내용의 메일에는 '네', '아니오'와 같은 짧은 답장을 스스로 보낸다.

    사진 앨범에서 특정 이름을 검색하면 해당 인물이 찍힌 사진이 자동으로 정렬되고, 장소나 사물 이름을 한 번만 입력하면 앨범 내 관련 사진을 모아 보여준다.

    인간이 하기엔 단조로운, 혹은 다소 귀찮은 작업을 '똑똑한' 컴퓨터가 알아서 해주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기계학습) 기술을 이용해서다.

    머신 러닝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구글은 10일 일본 도쿄에서 '매직 인 더 머신'이라는 주제로 아태지역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구글은 아태지역에서 최신 화두가 되는 주제를 정해 매년 이 행사를 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아태지역 12개 국가 기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글 본사에서 근무하는 전문가들이 직접 나와 머신 러닝의 기술 진전 상황과 이를 적용한 구글의 최신 제품 등을 소개했다.

    그렉 코라도 구글 선임 연구원은 "머신 러닝은 컴퓨터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접 학습해 공식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공부 시간이라는 데이터를 입력(input)하면 컴퓨터가 반복적인 학습을 거쳐 하나의 공식을 만들어내 이에 상응하는 성적이라는 결과물(output)을 도출해내는 식이다.

    코라도는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구글 서비스로 ▲ 지메일 스팸 분류 ▲ 음성 인식 ▲ 구글 포토 검색 ▲ 머신 번역 등을 들었다.

    특히 지메일 스팸은 99.9% 스팸을 걸러낼 만큼 효과적이며 음성 인식은 23%였던 오류 수준이 8%로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소개했다.

    구글이 최근 선보인 '스마트 리플라이 프로젝트'도 언급했다. 이 서비스는 간단한 내용의 이메일이나 문자를 컴퓨터가 학습해 짧은 답장을 자동으로 보내는 기능이다.

    코라도는 "머신 러닝은 하나의 도구"라며 "많은 개발자와 연구자가 이 도구를 활발히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과 디자인을 개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페리 구글 포토 프로덕트 매니저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구글 포토의 자동 분류 기능을 시연했다. 특히 "구글 포토가 아이폰에서도 작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아이폰으로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페리는 "구글 포토는 모든 사진의 홈(home) 역할을 하면서 삶의 모든 순간을 더 쉽게 저장하고 공유하도록 돕는 것이 근본적인 가치"라며 "현재 1억명 이상의 이용자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구글 포토의 얼굴 인식 기술 수준에 대해 "인간의 성장기로 따지면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 입학을 앞둔 정도까지 왔다"면서 "얼굴이 50% 정도만 보이는 상황에서는 그룹 분류가 안 되는 점 등을 앞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글 포토의 얼굴 인식 및 그룹 분류 기능은 미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아직 제공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구글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더 많은 시험을 거쳐 적용 국가를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가상현실(VR) 체험을 위한 360도 영상 제작 방법과 카드보드, 점프 등 관련 플랫폼의 작동 원리도 상세히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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