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사회문화팀 차장

정부와 각 지자체가 출산율을 높이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인구 증가가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건강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관공서와, 공공기관, 대규모 다중이용시설 등을 중심으로 임산부 우대 서비스를 추진, 시청사나 공영주차장에는 임산부 전용 주차장을 설치하고 대규모 주차장이 설치돼 있는 건축물에 대해서는 설치를 유도하는 등 임산부의 생활불편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임산부는 임신 기간 동안 면역력 약화 등을 포함한 여러 신체적 변화로 쉽게 피곤해지고 활동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즉 임산부에 대한 대한 사회적 배려가 인구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효율적인 운영이 중요하다. 사회적 인식 확산도 효율적인 운영에서 시작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양산지역 공공시설에는 모두 2666면의 여성배려 주차장이 운영되고 있고,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36면에 이르고 있다. 또 대형 마트 등에도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설치, 운영되고 있다. 전용 주차구역은 주차선이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거나 글과 그림, 안내판 등을 설치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임산부이거나 3세 미만의 유아를 동반한 경우 이곳을 이용할 수 있다. 임산부는 관할 보건소에서 발급받은 임산부 주차스티커나 산모수첩 등으로 임산부임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곳곳에 설치돼 있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바람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 무늬만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지 일반 주차장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법적 강제성이 없다보니 임산부가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운 현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 일반인들은 일반 주차공간이 남아 있는데도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이 건물 출입구와 가깝게 있다거나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에서 주차를 일삼고 있다. 설치 취지가 무색할 지경이다.

최근 양산시를 찾은 임산부 A(35)씨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대부분에는 일반 차량이 주차하고 있는데다 주차뒤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면 남자 혼자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때문에 주차장을 몇 바퀴 돌아 겨우 자리가 나는 일반 주차구역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에 일반인이 주차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제장치가 없다 보니 일반인들이 자연스럽게 임산부 주차구역에 주차하고 있다”며 “정작 임산부가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준수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산부를 배려하지 않은 사회풍토 속에서 인구 증가를 기대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도 이미 인구감소가 시급한 사회현안으로 부각한 만큼 임산부 우대풍토 조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임산부 배려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대대적인 계몽활동 등을 통해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시급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갑성 사회문화팀 차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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