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막는다는 소극적 목표보다
무사고 기간을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동기부여를 하는 게 사고예방에 효과

▲ 강종열 울산항만공사 사장

필자는 공사에 부임하기 전에는 골프를 즐겼다. 시간과 경제적인 문제로 필드에 나갈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필드 출전회수에 비해 그런대로 괜찮은 핸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필자가 생각한 나름대로의 연습방법 덕분이 아닌가 한다. 필자와 같은 아마추어의 경우 골프 게임은 잘 치기 내기가 아니라 실수 안하기 내기라고 생각한다. 샷을 할 때마다 실수를 하지 않아야 목표로 하는 타수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실전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

골프 연습을 할 때 평균 샷 성공률은 큰 의미가 없다. 평균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시행횟수가 많아야 하는 데 골프게임에서는 매번 샷 당 단 한 번의 기회 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균성공률을 향상시키는 것보다 실수를 안 하고 계속해서 칠 수 있는 샷의 개수를 늘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필자의 경우 단순히 실수를 안 하겠다는 부정적, 소극적 목표보다는 연습에서 성공의 개수를 늘리려는 긍정적, 적극적 목표로 전환하고 이를 위해 매 샷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체득하여 이 자세를 필드에서도 유지함으로써 샷의 성공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이러한 골프연습방법을 현장의 안전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흔히 안전관리에서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단순히 사고를 방지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강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사고를 내지 않아야 된다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목표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목표로 바꾸어야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100일 동안 사고가 없다가 막상 사고가 나면 그동안 사고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한 보상은 없이 사고 난 것만 책임을 지우고 처벌을 하면 사고를 내지 않겠다는 동기부여는커녕 불만만 쌓일 뿐이다. 특히 사고는 그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도 많고 설비나 장비의 하드웨어 요인, 일을 하는 방법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요인, 작업자의 실수나 부주의에 의한 요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또 여러 부서나 사람이 관련되어 있어 책임 소재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사후에 책임을 물어 사고방지를 하고자 하는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다.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우거나 처벌을 하는 것과 같은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방법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강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사고예방에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사고를 내지 않아야 된다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목표를 어떻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목표로 바꿀 것인가? 그 중 하나는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무사고기간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선 달성해야 할 목표가 명확히 설정되어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된다. 예컨대 무사고기간 목표를 365일로 설정했다고 하자. 이를 달성하면 관련된 모든 부서에 칭찬과 격려와 함께 포상을 함으로써 사고예방이라는 긍정적 행동을 강화시킬 수 있다. 무사고기간이 누적되어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개인과 조직의 의지와 팀워크가 증가된다. 그리고 무사고기간이 누적될수록 이 기록을 경신하고자 하는 동기가 극대화되어 사고예방에 더욱 최선을 다하게 된다.

잘못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서 하는 일보다 스스로 그 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며, 잘했을 때 주어지는 칭찬과 격려가 일의 성과를 더욱 크게 한다. 따라서 관리자는 잘못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면보다 잘하려고 하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끌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미 제조 작업장의 현장에서는 무사고기간을 관리의 중요한 항목으로 삼아 관리하고 있지만 이러한 방법이 항만을 비롯한 전 작업장에서 실천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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