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환 사장 매달 농소1동 주민센터에 150만원 전달

▲ 울산 북구 농소1동 한농스토아 이태환 사장이 9일 농소1동주민센터 직원에게 150만원 상당의 마트상품권을 전달하고 있다.
울산 북구의 한 마트 사장이 수년째 사랑의 상품권을 전달하며 어려운 이웃들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고 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점점 팍팍해지고 있지만 그의 나눔활동으로 인해 어려운 이웃들이 잠시나마 추위를 잊고 있다.

키다리 아저씨는 바로 북구 농소1동에서 한농스토아를 운영하는 이태환 사장(54).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온전히 매장운영에만 붙들려 있어야 하는 바쁜 일상에서도 그는 매달 빼먹지 않는 것이 있다. 오직 자신의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농소1동주민센터에 전달하는 것이다.

이씨가 1장 당 1만원의 가치가 있는 상품권 150장을 전달하면 이를 동주민센터 직원들이 관내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을 선별해 1인당 5장씩 나눈다.

굳이 이씨가 상품권으로 기부를 하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성품으로 전달할 경우 워낙 여러곳에서 기부를 하다보니 중복되기도 합니다. 우리 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특별히 만들어 전달하면 어려운 주민들이 정말 필요한 생필품을 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상품권으로 매장의 모든 상품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술이나 담배 등 기호식품은 사지 못한다. 주민들이 살아가는데 정말 보탬이 되는 곳에 사용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가 이렇게 사랑의 상품권을 전달한지도 7년이 훌쩍 지났다. 지난 2009년 2월께 난방유상품권 기부를 시작으로 같은 해 9월에 마트 상품권을 전달했다. 올해부터는 상품권 금액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높였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잖아요. 저나 가족이 생활할 수 있을 만큼을 제외한 나머지는 나눔을 통해 재분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넘치는 것을 정말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나눠줬을때 보다 값지고 효율적이니까요.”

대기업 직장을 다니던 샐러리맨에서 딱 20년 전 농소1동에 지금의 마트를 시작하게 됐다는 이씨.

“울산 출신도 아닐 뿐더러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보잘 것 없던 젊은 사장이 20년 넘게 마트를 운영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따뜻한 사랑과 울타리가 돼 줬던 주민들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오히려 그분들에게 고마워해야죠. 힘이 닿는데까지 나눔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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