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聯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비수도권 내년 5월부터 거치기간 줄어
집단대출 제외…분양시장 몰릴 우려도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소득 심사를 한층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대책이 수도권에선 내년 2월, 비수도권에선 내년 5월부터 시행된다.

이 대책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은행권에서 주택을 담보로 돈 빌리기가 한층 까다로워져 올 들어 활황세를 보인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소득심사가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체감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 가계부채대책 후속조치 발표

전국은행연합회는 대출구조를 처음부터 나눠 갚는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내용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수도권은 내년 2월1일, 울산 등 비수도권은 내년 5월2일부터 적용한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등 정책당국은 1200조원대에 육박한 가계빚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가계부채 관리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7월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해 발표했다.

이날 내놓은 가이드라인은 정부의 가계부채대책을 구체화한 후속조처로, 실제 은행권이 현장에서 참고하는 업무지침서 성격을 띤다.

가이드라인은 담보능력 심사 위주였던 기존 은행권 대출심사를 소득에 연계한 상환능력 심사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바뀌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았다. 한 마디로 차주의 ‘갚을 능력’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악재…거래위축 불가피

부동산 시장에는 적지 않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상당수의 주택 구입자들이 3년 정도의 거치기간을 두고 주택을 매입해 왔는데 앞으로 거치 기간이 1년 이내로 줄어들고 곧바로 원리금 상환에 들어갈 경우 초기 자금 부담이 커져 신규 주택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주 미국발 금리 인상이 유력하고 이로 인해 국내 대출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가해져 매수심리가 급속히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특히 지방의 경우 대구·부산 등 광역시의 집값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고 기타 지방은 집값이 약세로 돌아선 상황이어서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대출 규제에서 집단대출(중도금, 잔금 대출 등)이 제외됨에 따라 기존 주택 구입이 어려워진 일부 수요자들은 분양시장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올해와 같은 청약 열기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추성태기자 choo@ksilbo.co.kr

■ 여신심사 선진화 Q&A

“주택구입 계약 전 대출규모·상환방식 등 상담받아야”

-가이드라인 적용대상 대출은.

“은행이 주택을 담보로 해 신규로 취급하는 가계·주택담보대출을 대상으로 한다. 집단대출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시행 시기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내년 2월부터 시행한다. 비수도권의 경우 내년 5월부터 시행한다.”

-원천징수영수증 등 증빙소득이 없으면 대출을 못 받나.

“증빙소득 자료가 없는 경우라도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 등 인정소득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추정한 신고소득을 통해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되는가.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스트레스금리(상승가능금리)를 감안한 DTI가 높게 나오는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는 고정금리 대출로 금리 유형을 변경하거나 스트레스 DTI가 80% 이내가 되도록 대출 규모를 일부 조정받을 수 있다.”

-주택 매입시 거치식이나 일시상환 대출을 받을 수 있나.

“원칙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거치기간 1년 이내)으로 대출받아야 한다. 다만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거치식 분할상환 취급의 다양한 예외가 있다.”

-앞으로 대출신청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대출상환 방식이나 금리유형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예외를 적용받더라도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주택구입 계약을 완료하고 차후에 대출을 신청하기보다는 본인 소득과 소득증빙 종류 등을 고려한 대출규모, 상환방식 및 금리유형을 미리 상담받고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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