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욱 사회문화팀 차장

김기현 울산시장과 이원준 롯데쇼핑(주) 대표이사는 최근 울산역 복합환승센터개발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협약에서 2018년 완공될 복합환승센터의 관리·운영 법인을 현지화(울산본사)하고 공사 과정에서 지역 건설업체의 참여를 확대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가운데 아웃렛, 쇼핑몰, 음식점 등 상업시설(13만9428㎡)과 영화관·키즈테마파크 등 문화시설(9465㎡)로 구성되는 환승지원시설의 관리·운영법인을 울산에 둔다는 것이다.

롯데가 경영권 승계 문제에다 면세점 탈락 등으로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속에서도 울산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하다. 게다가 울산본사 약속까지 얻어내면서 지방세수 증가와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

사실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의 고향이 울산이라지만 그동안 롯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창업주의 고향만 울산이지 지역에 대한 투자나 배려는 여타 기업에 못미친다는 인식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롯데는 올들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강동관광단지 개발에 이어 복합환승센터 사업까지 본격화하면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김기현 시장 등 울산시의 노력도 역할을 했다. 김 시장은 협약식에서 “관광·서비스 산업 중심의 동서축이 경기침체와 투자부진 등의 요인으로 침체에 빠져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강동권과 역세권 모두 롯데가 참여함으로써 탄력을 받게 돼 동서축은 롯데축, 롯데라인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롯데를 고무시켰다.

이같은 롯데의 움직임과 대비되는 것이 모태공장을 울산에 두고 있는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강동권개발사업과 연계해 지난 2005년, 약 2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7400㎡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자동차전시장 및 자동차관련시설을 건립한다는 내용의 투자의향서를 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현대차는 시와 시의회 등의 잇따른 건립 재촉에도 ‘국내외 경기와 경영상황을 감안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똑같은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현대차는 김 시장의 면담 요청에도 묵묵부답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시장이 취임 이후 정몽구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답변을 해주겠다’는 답변 뿐이었다는 것이다. 울산시민의 수장에 대한 예의는 아닌 듯 싶다.

강성노조 탓에 울산 투자를 꺼리는 현대차의 입장도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매년 임단협 때마다 반복되는 돈잔치와 차값 인상 등에 ‘도긴개긴’이라는 인식을 많이 갖고 있는 듯하다. 어차피 회사는 노조 동의없이는 울산에서 공장을 옮겨가거나 폐쇄할 수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울산은 현대차가 함께 해야 할 터전인 셈이다. 새해에는 현대차가 울산에 대한 통큰 투자로, 침체에 빠져있는 산업수도 울산경제에 화력을 지피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신형욱 사회문화팀 차장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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