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사회문화팀 차장

20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경남 양산지역 선거판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 도·시의원과 국회의원 보조관, 현직 변호사 등 다양한 직종 출신 정치 신인들의 출마가 잇따르는 등 총선 열기가 벌써부터 고조되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10월14일 김정희(여) 늘푸른요양원 원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원장을 시작으로 정치 신인들의 총선 출마 선언이 줄을 이었다. 이들 모두 새누리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치열한 공천 경쟁이 불가피하다.

강태현 변호사도 다음날인 10일 제20대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15일에는 김효훈 전 국무총리실 행정관이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황윤영 전 시의원과 김성훈 전 국회의원 보좌관도 지난 14일과 21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출마를 공식화 하는 등 27일 현재 벌써 7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양산지역 총선 열기가 조기에 과열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공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예비후보 난립이 총선 대리전 여부를 떠나 내년 총선으로 인한 개인간 또는 지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는데 있다. 경선을 앞두고 선거캠프마다 세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다 같은 당원이라 할지라도 예비후보와의 연을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는 형태를 보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선거가 민주성을 확보하는 제도라지만 다양한 꼼수들은 갈등을 낳을 수밖에 없고 일반 시민들이야 그 정도를 알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선이 치열할수록 후보들에 의한 시민 편가름 또한 도를 넘게 마련이다. 심지어 오늘날의 선거는 경선제도의 도입으로 투표를 하기도 전에 니편 내편으로 갈라져 버리는 일종의 공개투표현상을 빚는 등 일그러진 사회 단면까지 연출하고 있다.

여론조사가 정교하게 짜여진 통계의 과학성을 확보한 제도라지만 자칫 ‘컴퓨터논리’에 빠질 우려를 안고 있는게 현실이다. ‘컴퓨터는 정확하다. 따라서 결과를 믿어야 한다’는 논리가 문제의 불씨를 낳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경선과 투표라는 민주성의 확보가 오히려 지역이나 개인간의 갈등의 골을 깊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사실을 재인식해야 할 때다. 선거의 앙금은 오래가고, 그 앙금이 지역화합과 발전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김갑성 사회문화팀 차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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