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정치경제팀

지난 주말 울산지역 전통시장들이 대거 참여한 올해 마지막 할인행사인 ‘연말대행사’가 마무리됐다. 돌이켜 보면 올 한해 전통시장과 더불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코리아그랜드세일,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K-sale 등 정부 및 민간주도로 소비진작을 위한 여러 행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여전히 전통시장이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정부에서 야심차게 주도한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 뒤늦게 전통시장 참여가 결정되면서 제대로 된 홍보조차 되지 않아 울산을 포함한 전국 전통시장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한 전통시장 관계자는 “그나마 잘 되는 곳은 살아남겠지만 장사가 안 되는 곳은 몇 년안에 사라질 것”이라며 “전통시장이 치열한 시장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씁쓸한 자평을 했다.

사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회성의 행사는 중요하지 않다. 행사기간 반짝 매출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평상시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장만의 고유한 테마와 콘텐츠가 필요한 시기다. 단순히 물건만 쌓아놓고 손님들이 오길 기다리는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기자가 생각하는 어린 시절 전통시장은 마치 동네 축제장과 같았다. 20여년 전 북구 호계시장에 5일장이 설 때면 엿장수의 흥겨운 가위소리, 달콤한 먹거리, 시장 상인들의 흥정소리까지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시끌벅적한 광경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밀린 전통시장에는 일부 40~50대 주부들만이 주 고객층으로 남아있다. 전 세대를 아우르던 전통시장만의 매력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제 전통시장도 생존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다행스럽게도 울산의 전통시장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남구 수암시장은 내년부터 정기적으로 한우축제와 야시장을, 중구 중앙전통시장은 행정자치부 전통시장 야시장 조성사업에 선정돼 이르면 내년 6월부터 야시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자체와 상인들이 힘을 합쳐 울산에서도 랜드마크로 떠오를 수 있는 명물시장이 만들어 지기를 바란다.

이우사 정치경제팀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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