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영진 사회문화팀 차장

울산문화예술계의 올 한해 핫이슈는 아마도 울산문화재단 출범일 것이다. 그 동안은 순환보직체계의 공무원조직이 효율성과 추진력을 앞세워 지역문화를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민간중심의 문화재단이 그 역할을 떠맡는다. 재단은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강점이다. 우선 정부가 실시하는 각종 문화융성정책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있다. 자리이동으로 생겨나는 공백기를 없애고 각종 사업을 지속해 파급효과를 높일 수있다. 출범일까지는 딱 1년 남았다.

울산시는 올 상반기 안으로 이사회 구성이나 대표이사 선임, 창립총회와 같은 굵직한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출범원년에 해당하는 2017년 사업도 같은 기간 윤곽이 잡힐텐데, 앞서 울산시가 밝힌 계획서를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문화예술육성사업, 레지던스프로그램, 문화예술교육사업 등 총 16건에 67억원대 규모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모두 문화예술인과 문예단체 활동을 지원하는데 그친다. 또한 이미 제도화된 시스템 속에서 안착단계에 접어든 사업 일색인데다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는 타 지역 문화재단사업과 비교할 때 지극히 ‘기본 중의 기본’에 불과해 재단의 사업영역을 새롭게 고민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부산문화재단은 울산시가 앞서 밝힌 대부분의 사업들을 ‘예술진흥팀’ 1개팀에서 거의 총괄한다. 그 밖에 다수의 팀이 더 있지만 가장 주목할 점은 ‘국제협력팀’이다. 이 팀의 업무는 조선통신사역사관을 운영하고 관련 축제 개최와 자료축적, 전국단위 재연행사와 한일간 국제교류사업 등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한일공동등재’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요즘 광역단위 문화재단은 지역문예부흥을 매개로 새로운 사업을 적극 모색하는 추세다. 가장 큰 트렌드는 문화예술과 관광을 연계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 대구문화재단은 근대골목투어의 활성화를 돕기 위해 옛골목 상설문화관광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한다. 광주문화재단도 올해부터 ‘미디어아트 관광레저 구축사업’을 한다. 전북도의 경우에는 아예 재단의 명칭에서부터 관광사업에 대한 목표의식을 분명히 밝힌다. 3월 출범하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은 ‘문화로 싹트고 관광으로 꽃피는 전북’을 지향하고 있다.

최근 울산에서 열린 전문가포럼에서는 2개의 국보를 중심으로 한 대곡천암각화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민간전문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같은 시기 다른 곳에서는 음식관광을 포함한 울산관광사업을 도모하기 위해서도 관련 컨트롤타워가 우선이라는 연구용역결과가 발표됐다. 새롭게 제기된 두 기관 모두 도시발전 맥락에서는 꼭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재단 출범에 앞서 앞으로 남은 몇개월만이라도 울산시가 문화재단 사업영역의 문제점과 연관지어 앞서 제기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했으면 한다. 물론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행정조직 내에서는 문화와 관광이 엄격히 분리돼 있다. 하지만 창조적 융합으로 ‘품격있는 문화도시’ ‘관광도시 울산’을 동시에 아우르는 성공조직을 만들 수만 있다면 충분히 감내할만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고민할수 있는 시간은 얼마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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