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음악 등 과감한 변화 선택

▲ 손연재의 세계선수권 후프 연기. 연합뉴스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22·연세대)는 언제나 기대치를 뛰어넘는 선수였다.

손연재는 2011년 9월 프랑스 몽펠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11위로 런던 올림픽 본선 티켓을 자력으로 따냈다. 당시 손연재가 기록한 개인종합 11위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세계선수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

‘원조 리듬체조 여신’ 신수지가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자력 올림픽 진출 티켓을 획득했을 당시 개인종합 순위는 17위였다. 손연재는 신수지의 순위를 6계단이나 끌어올린 것이었다.

더군다나 손연재가 2010년 세계선수권 예선에서 불과 32위에 그쳤던 선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기간 그가 이뤄낸 성장은 괄목할만한 것이었다.

손연재는 세계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또 한 번 기대치를 넘어섰다.

손연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애초 목표로 삼았던 ‘톱 10’이라는 목표를 훨씬 뛰어넘는 개인종합 5위를 차지해 세계 리듬체조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손연재의 성장세는 그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손연재는 2014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리듬체조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달을 따냈고, 곧이어 치러진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지난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간 손연재는 이제 마지막 목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해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바로 그것이다.

손연재는 은퇴 무대일 수도 있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4년 전의 아쉬움을 씻고 반드시 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손연재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그동안 클래식 배경음악을 바탕으로 물 흐르듯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한 연기를 주로 펼쳤던 손연재는 올 시즌 리본 종목 배경음악으로 탱고 음악인 ‘리베르탱고(Libertango)’를 선택했다.

형식이 자유로운 갈라쇼에서 손연재가 탱고에 맞춰 연기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공식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탱고를 선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탱고를 비롯해 곤봉은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터져 나오는 ‘올 어보드(All Aboard)’란 곡을 골랐다. 여기에 4개 종목 모두에 자신의 가장 큰 장기인 ‘포에테 피봇’ 기술을 넣었고, 수구를 조작하면서 경쾌하게 걸어 다니는 댄스 스텝 비중도 늘렸다.

결국, 빠르고 역동적인 템포의 음악 속에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동작을 빼곡하게 집어넣어 고득점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필연적으로 체력적인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는데, 이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사전에 대비했다.

손연재는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이 끝나고 귀국한 뒤 한 달간 강도 높은 체력 관리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체력을 길렀다.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SM은 물리치료만 전담했던 트레이너를 바꾸고 대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함께 할 수 있는 트레이너가 손연재와 동행하도록 했다.

손연재는 “즐긴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즐기고 싶다. 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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