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욱 사회문화팀 차장

‘일모도원’(日暮途遠·날은 저물고 갈길은 멀다). ‘비필충천’(飛必沖天·날기 시작하면 반드시 저 하늘까지 올라간다).

김기현 울산시장이 2015년을 보내고 2016년을 맞이하면서 잇따라 화두로 던진 고사성어다.

현재의 경기상황이 위기 수준이지만 울산의 저력으로 새로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시장은 신년사에서 “새해에도 유가와 환율 등 여건과 전망은 어둡고, 나라도 울산도 어렵지만 울산은 더 뜨겁게 도전해 울산이 새롭게 태어나는 신생(新生)의 원년(元年)으로 만들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지난해 어려운 경기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의 국가예산을 확보하는 성과와 저력을 보였다. 특히 미래먹거리가 될 다수의 연구개발 신규사업 예산을 관철시키는 등 ‘길위의 시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는 김 시장이 지난 2014년 7월 취임 이후 1년6개월 동안 관외 및 해외 출장으로 지구를 세바퀴 돈 거리인 11만9384㎞의 거리를 이동했다고 밝혔다. 시정을 위해 뛰고 또 뛴 것이다.

이러한 열정과 부지런함 탓인지 김 시장은 한국갤럽이 지난해 상·하반기 2차례에 걸쳐 진행한 전국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여론조사에서 연속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김 시장의 강행군이 이어지면서 시청 일각에서는 “시정을 위해 전념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지만 지치시지 않을까 걱정된다. 몸도 추스르면서 시정을 이끌도록 조언해 드려야 되는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시장의 직무에 대한 자신감은 최근 단행된 5급 이상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업무역량과 추진능력을 갖춘 직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김 시장의 인사원칙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지난해 시정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울산형 창조경제 기반 구축과 국가예산 확보, 투자유치 등에 매진해온 부서 직원들이 대거 승진 또는 영전돼 부러움을 샀다.

특정 국이나 부서에 대한 쏠림 현상이 많다 보니 직급을 가리지 않고 시장의 눈에 뜨일 가능성이 높은 주요 사업부서를 희망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업무의 특성상 성과를 내놓기가 쉽지 않고 주목도 받기 힘든 지원부서와 기술직공무원 등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한게 아니냐는 불만도 있는 듯하다.

업무의 연속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무의 난이도나 연속성을 고려할 때 후임자들이 빠른 시간 내 업무를 꿰차기가 쉽지 않은 부서로 여겨지는데도 인사에 거침이 없어 보인다. 김 시장의 업무장악력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듯하다.

김 시장이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독목불림’(獨木不林·아무리 큰 나무라도 나무 한그루가 숲이 될 수 없다는 뜻)이란 사자성어가 가슴에 더 크게 자리잡는 이유가 될지 모르겠다.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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