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여파 국내외 경제 불안한 시기
정부지원 사업 활용해 고비 넘겨야
중기청 등 기관들도 관심 가져주길

▲ 김진형 부산울산지방중소기업청장

새해가 밝았다. 예년 같으면 이 시기에는 한 해를 맞이하는 희망찬 덕담이 오가지만,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세계경제 여건이 연초부터 그리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불안감으로 중국증시가 하루 7% 이상 폭락해 두 번이나 조기 폐장하는가 하면, 공급과잉으로 국제유가는 끊임없이 하락하고 있다. 또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의 경제 불안으로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투자부진, 고령화 등으로 인해 국내외 경제전문기관과 업계는 한국경제에 대해서도 그리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 않다.

울산의 경제상황은 더욱 암울한 실정이다.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대기업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중소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 바로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다.

지금까지 울산지역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의 협력 하에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최근 급변하는 세계 경제상황 속에서 울산도 범세계적인 불황이라는 모진 바람을 비켜갈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중소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에 의존하던 매출의 비중을 낮추고, 기술개발(R&D)을 통한 독자기술 확보, 수출역량 강화를 통한 판로의 다각화를 통해서 다가올 순풍에 대비한 돛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혼자만의 힘으로 미래를 위한 대비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기술개발(R&D)과 수출 및 판로개척 등에 정부의 지원정책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도움이 안 되는 지원정책은 없다. 정책 수립 시 수요자에게 미칠 영향과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하므로 각각의 정책은 기업들이 더욱 잘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수립된 정책들을 ‘1357 정책 안내 콜센터’ ‘기업마당’ ‘통합 시책설명회 개최’ 등 온·오프라인을 통한 모든 매체에서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의 지원 사업들을 볼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정부 정책활용도 조사결과를 보면, 울산지역은 전체 기업 중 약 7% 정도만이 활용하고 있다. 나머지 93%는 아예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수도권 기업의 12%의 절반에 불과하며, 전국 평균인 9~10%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다.

정책 활용도가 낮은 이유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정부의 지원정책이 너무 많고 복잡하고, 중소기업의 특성상 인력부족 등으로 정부 지원사업을 챙길 사람이 없고, 대기업 납품중심의 산업구조 고착화로 여력이 없으며, 기업인들의 자립심이 강해 정부지원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서 일 것이다.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정부 지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 경제가 불안한 시기에 많은 수고를 혼자서 짊어지지 말고, 정부 지원 사업에 적극 참여하기를 바란다. 설령 정부 지원 사업에서 떨어지더라도 꼭 재도전하기를 권한다.

병신년(丙申年), 붉은 원숭이 해에는 소중한 중소기업들이 원숭이처럼 지혜로움과 영민한 꾀를 가지고 정부의 정책을 잘 활용하여 더 비상할 수 있기를 바라며, 중기청을 비롯한 중소기업 지원기관들은 보다 더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길 바란다.

김진형 부산울산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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