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제조업의 혁명 3D프린팅에 주목하라

▲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내 3D테크숍에서 센터 직원이 3D 프린터로 작업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3D프린팅은 설계도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설계에 따라 종이, 플라스틱, 액체 등의 원료로 3차원(3D)의 입체적 고체물질을 프린트하는 새로운 출력 기술이다. 3D프린터는 종이 위에 글자를 찍어 내는 2차원 방식이 아닌 우리가 손에 쥘 수 있는 3차원의 물건을 찍어내는 것이다. 설계도에 따라 가루로 분쇄됐거나 액체 형태로 녹아있는 프린팅 원료를 일정한 틀에 따라 평면에 단단하게 응고시키면 이것이 여러차례 번갈아 반복돼 층층이 쌓이면 3차원의 물건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3D프린팅 기술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보청기나 치과 가공물 같은 의료보조기구에서부터 금형, 인공관절은 물론 이제는 생체이식까지 적용되는 등 3차 제조업 혁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화돼 있어 기존 산업과 연계한 대량생산 및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개인 맞춤형 제품 제작은 활발
세계 최초 이식용 두개골도 생산
시제품 생산 그치는 한계 넘어야

◇생체이식까지…‘제3의 산업혁명’

최근 미국에서는 3D프린팅 기술로 만든 코를 인체에 이식하는 데 최초로 성공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댈런 재닛(15)은 9세때 고압 전선 위로 넘어져 얼굴 전체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특히 코는 다 녹아내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의 탈 다간 박사는 재닛의 가족 코를 모델 삼아 재닛에게 이식할 인공 코의 외형을 3D 프린터로 출력했다. 영구적이며 유연한 이 소재는 다간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얼굴용 3D프린터 물질을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의료계 최초로 3D프린팅 기술로 출력한 두개골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원지역본부 3D프린팅기술센터는 최근 두개골이 함몰된 65세 남성의 2차원 CT 데이터를 3차원 데이터로 변환한 뒤 추가 설계를 통해 3D프린터로 이식수술용 두개골을 만들었다. 생기연은 중앙대학교병원과 함께 두개골 이식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3D프린팅은 우리사회에 새로운 제조업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8세기말 제1차 제조업 혁명을 불러온 방직기, 20세기초 제2차 제조업 혁명을 유발한 미국 포드사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처럼 3D프린터가 기존 대량생산 체제에서 제대로 펼쳐지지 못했던 개인들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하나를 IT기술과 결합,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을 이룰 것이란 게 여러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3D 프린터로 만든 제품. 김동수기자

◇대량생산 부적합…아직 갈길 멀어

3D프린팅 기술은 우리 사회 여러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제조업에 쓰이던 절삭가공이나 금형가공 등에 비해 복잡한 형상을 보다 쉽게 만들 수 있고, 제조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식용 공예품이나 플라스틱 식기 등 3D프린팅을 이용한 제품들은 이미 출시되고 있다.

특히 다품종·맞춤형 소량 생산에 강점이 있어 시제품이나 치아교정기 같은 개인 맞춤형 제품 제작은 활발하다. 실제로 스포츠카 회사인 람보르기니는 기존에 4만달러의 비용과 120일의 기간이 들던 시제품 제작에 3D프린팅을 적용, 한달 내 3000달러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우선 기술적으로 장비의 속도와 해상도, 소재 다양성 등 여러 기술적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현재 제조업체들은 3D 프린터를 시제품 제작에 주로 활용할 뿐 상용 제품 생산에는 좀처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희철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3D프린팅사업 지원실장은 “현재 3D프린팅 기술과 방식으로는 속도 등의 여러 문제로 대량생산에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3D프린터의 성능과 소재, 제품 디자인, 품질관리 측면에서 많은 과제가 있지만 이 문제들이 한 단계식 해결돼 가면서 3D프린팅 방식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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