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일반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일본인 교사가 장애인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화제의 인물은 일본 시즈오카현 마이사카 중학교에서 역사과목을 가르치는 가와이 준이치(26) 교사로 그는 자서전인 "꿈을 향해 뛰어라"를 펴낸 창해 출판사 초청으로 2일 한국을 찾았다.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가와이씨는 3일 오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방문, 소송을 통해 어렵사리 청주대에 진학한 황선경씨(여·28)와 대전 영상정보대학이광만 교수 등 시각장애인들과 만나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우는 자리를 가졌다.  선천성 포도막 결손증으로 왼쪽 눈의 시력이 없는 상태에서 태어난 가와이씨는 중학 3학년때 0.1이던 오른쪽 시력마저 잃어 완전히 앞을 못보는 처지가 됐다.  사춘기 시절 갑작스럽게 닥친 시련으로 방황하던 가와이씨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된 것은 당시 수영선수였던 자신이 시력장애로 수영장벽에 머리를 부딪힐 때마다 수건을 대주며 따로 지도해주던 중학교 은사의 따뜻한 배려 덕분이다.  이후 계속 교사의 꿈을 간직해온 가와이씨는 와세대 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한 뒤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대를 딛고 지난 98년 4월 어렵사리 모교인 마이사카 중학교에 역사 등 사회과목 교사로 부임, 현재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그는 92년 바르셀로나 장애인 올림픽에 참가, 50m와 100m 자유형에서 은메달을 딴데 이어 96년 애틀랜타 장애인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가와이씨는 "장애인이라도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싶다"며 "많은 장애인들이 장애에 굴복하지 않고 즐거운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불거지고 있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한 질문에 그는 "한일간 역사는 두개가 아니라 하나인 만큼 역사기술에 있어 객관성을 잃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일본현지의 역사교사들 중에서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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