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인상·장기 경기침체에 대출규제 ‘악재’로 작용

작년 활황세 청약시장 올해는 신규물량 없어 ‘개점휴업’

실수요자 중심 매매시장도 관망세…매매가격 ‘보합세’

▲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19일 울산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밀집한 상가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지난해 아파트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활황세를 보였던 울산지역 부동산시장이 올 들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분양시장은 사실상 개점 휴업인 상태인데다 주택매매시장도 실수요자들이 전체적인 관망세로 돌아섬에 따라 한파를 맞고 있다. 1월이 통상 부동산시장 비수기이긴 하지만 올해는 더 얼어붙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망세가 여러가지 악재속에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수 실종·전세 찾는 문의만

19일 중구 우정동 아이파크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중개업소 유리창에는 A4용지에 인쇄된 매물표 10여장이 촘촘히 붙어있었다. 하지만 이들 물건은 지난해 10월에서 12월 사이에 붙인 것으로 상당수가 팔리지 않고 그대로 붙어 있는 상황이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에 좋을 때는 하루에도 물건이 1~2개씩 교체되곤 했는데 요즘은 1개월은 기본이고 2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주택매매 거래자체가 중단됐다고 보면 된다”며 “문의 전화도 전세 위주로 하루 1~2건 정도 오는 게 전부다. 다른 곳도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구 신정동의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소도 “주택 뿐아니라 상가, 토지 등 부동산과 관련된 거래 자체가 없다”면서 “예년에는 일주일에 2~3건씩은 거래가 이뤄졌으나 올 들어서는 지금까지 3건 밖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거래가 실종되다보니 매매가격 또한 큰 변동 없이 보합세다. 우정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가격은 작년 9월부터 보합세다. 전세가격만 5~10% 가량 뛰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정동과 혁신도시 일대 아파트는 5년 전후 신축아파트는 3.3㎡당 1300만원선, 15년 이상된 아파트는 900만~1000만원선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보합·관망세 지속 전망

지역의 아파트 분양시장도 사실상 개점 휴업이다.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 분양계획 물량은 7개사업장 3935가구로 지난해 1만3095가구에 비해 70%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최근 6년간 가장 적은 물량이다.

분양물량도 전체 7개 단지 중 5곳이 북구 송정지구이고 2곳은 이달 분양예정인 ‘KTX 동문굿모닝힐’을 포함한 울주군으로 중·남·동구는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상반기에는 ‘동문굿모닝힐’과 ‘이안지안스 울주’를 제외하고는 예정물량이 없어 당분간 찬바람만 불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5월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과 함께 작년 11월부터 행정자치부가 분양권 프리미엄(웃돈)을 취득세 과세 표준에 포함하기로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올해부터 원리금을 동시에 상환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시행되면 투기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부동산 시장도 크게 위축될 전망”이라며 “이미 연초부터 거래량이 줄고 있는 등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공급과잉론에 중국의 경기둔화, 유가하락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당분간 이 같은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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