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로공사 부지 38억에 매입...8300㎡규모 현 부지의 2.5배
200억추산 현 터미널 부지에 주상복합 등 부동산업계 눈독
주변 교통에 악영향 판단 땐 부지 부적정으로 난항 겪을수도

울산시 울주군 언양시외버스터미널(언양터미널) 이전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터미널 이용과 교통흐름 개선은 물론 지역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시설 노후화와 좁은 공간으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던 울주군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의 이전이 본격 추진된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38억원에 이전 부지매입 도시계획시설 지정이 관건

언양터미널측은 최근 터미널 이전 부지를 매입했다고 21일 밝혔다. 매입 부지는 언양읍 동부리 42­1 로 국도 35호선 주변인 옛 한국도로공사 영남지사 자리이다. 지금의 언양터미널과 650m정도 거리에 있다. 부지의 규모는 8300㎡로 현재 터미널 부지 3500㎡의 2.5배에 달한다. 매입가격은 38억원으로 한국도로공사 공매에서 최고가로 낙찰받았다. 지난해부터 부지 물색에 나선 언양터미널측은 KTX 역세권을 유력 예정지로 꼽았지만 높은 분양가 등의 이유로 방향을 선회했다.

언양터미널측은 대흥엔지니어링에 의뢰해 터미널 이전 용역에 착수했다. 버스터미널은 도시계획시설이기 때문에 터미널 이전 예정 부지를 ‘자동차 정류장’ 용도로 지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용역업체는 도시계획시설 지정 입안에 앞서 울산시, 진영국토관리사무소, 경찰서, 울주군 등과 함께 터미널 이전 부지로 적합한 지 여부에 대해 사전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법률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건은 해당부지에 터미널이 옮겨갈 때 주변 교통흐름에 미치는 영향이다. 교통영향평가 대상은 아니지만 국도35호선 언양구간(반구대로) 교통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관계기관의 결론이 나오면 사업이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박상진 대흥엔지니어링 이사는 “협의 기관이 보는 시각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견해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통에 미칠 시뮬레이션 분석 등 사전 협의와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변화의 기폭제 예고

 

터미널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불편했던 터미널 시설 개선은 물론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터미널 이용객은 1일 2000여명에 달한다. 그러나 건축된지 30여년이 넘은 탓에 시설이 노후화됐고, 장소까지 협소해 이용자들의 불편이 많았다. 특히 언양시가지 중심부에 위치, 주변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지역경제 발전을 저해했고, 국도 35호선 언양구간(반구대로)의 교통흐름을 크게 방해하는 문제점도 있었다.

실제로 수년 전부터 언양터미널 이전 요구는 끊이지 않았다. 주민들은 터미널이 이전하면 주거지구으로 묶여 있는 터미널 주변을 상업지구로 변경해 줄 것을 울산시에 요청할 계획이다.

언양의 한 주민단체 대표는 “언양터미널이 여객의 수송과 교통편의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양의 중심부에 30년 넘게 위치하면서 오히려 지역 발전을 크게 저해하는 시설이 됐다”며 “터미널 이전은 언양 발전과 함께 주변상권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억원 추산 현 터미널 부지 부동산업계 눈독

터미널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언양 도심의 노른자위 땅인 현 터미널 부지에 대해 지역 부동산업계가 큰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언양터미널측은 터미널 부지를 209억원에 부동산시장에 내놨다. 3.3㎡당 2000만원 수준이다. 현재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는 건설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 주상복합이 들어설 경우 언양알프스시장과 주변 상가 등의 변화를 촉발하면서 KTX역세권과 함께 언양지역 상권의 양대축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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