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북초로 통합 새출발
세족식으로 졸업식 의미 더해

▲ 69년 역사의 울산시 울주군 향산초등학교 마지막 졸업식이 지난달 29일 열렸다. 후배들이 마지막 졸업생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울산시 울주군 향산초등학교가 69년의 역사를 추억하며 마지막 졸업식을 가졌다.

지난달 29일 오전 향산초등학교 강당 안. 이날 졸업식은 11명의 졸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들에게도 ‘떠나는 자리’였다. 향산초는 길천초, 궁근정초 등과 통합해 올해부터 상북초등학교에서 새 출발을 한다.

권재철 교장의 개회사에 이어 69년 향산초의 역사를 담은 동영상이 상영되자 내빈들과 학부모, 학생들은 추억에 잠긴 듯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어 재학생들이 앞날을 축복하는 의미에서 졸업생들의 발을 씻겨줬다. 처음에는 간지러워하던 졸업생들도 이내 재학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며 어깨를 다독였다.

향산초 관계자는 “마지막 졸업생에겐 이제 향산초 이름의 후배들이 없어지지만 발을 씻겨주던 든든한 모습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당에 졸업식 노래가 울려퍼지자 일부 졸업생들은 아쉬움에 고개를 숙여 눈물을 훔쳤다. 다시 찾아올 수 없는 모교가 못내 아쉬운 모습이었다.

졸업생인 정윤성 학생은 “후배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졸업식이었다”며 “졸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고, 모교를 잊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권재철 교장은 “여러분들의 졸업을 마지막으로 학교는 문을 닫지만 학교에서의 좋은 추억을 가지고 더 크고 더 넓은 세계를 향해 힘차게 출발하라”며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한편 지난 1947년 개교한 향산초는 지금까지 총 374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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