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 외에도 문화강좌 등 마련 특화된 공간 조성
미래고객인 어린이 대상 미술체험 프로그램도 진행

 

울산지역 민간 갤러리들이 기획전 이외의 다양한 사업으로 특화된 공간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미술저변 확장을 꾀하는 이같은 노력은 갤러리 본연의 기능인 전시와 더불어 다양한 테마의 문화활동을 한 공간에서 즐기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이는 갤러리 운영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자구책으로 시작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전시공간의 문턱을 낮춰 시민들이 미술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예술에 더욱 가까이 다가오도록 만드는 효과를 낳고 있다.

▲ 가곡교실, 그림수업, 다도교실 등 한빛갤러리에서 진행되는 각종 문화강좌가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있다.

대표적인 공간은 남구 옥동 한빛갤러리. 한빛치과병원 건물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전시공간 자체는 크지않지만 전시장과 함께 주민들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카페와 각종 강좌를 펼치는 아카데미 강의실이 붙어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한빛갤러리는 이같은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요일별 문화강좌와 월 단위 혹은 1회성 단기강좌를 1년 내내 실시한다. 그 중 커피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가 높다. 커피 원재료인 생두의 품질을 평가하고 커피의 맛과 향을 감별하는 원두 감별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연과 강연을 진행한다. 수업내용은 요일에 따라 로스팅&블랜딩반, 기초반, 고급반으로 나뉘고 직장인들을 위한 밤 시간대 강좌도 실시한다.

갤러리의 특성을 살려 오는 3월부터는 미술과 인문학을 연계한 지역작가의 특강도 마련된다. 박현수 작가가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하게 될 ‘미술로 읽는 인문학’은 총 12회에 걸쳐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 미술에서 풍요를 찾다’를 주제로 구성된다.

▲ 다운재 전시장 실내전경.

개성적인 표현과 우연성이 중시되는 캘리그라피(Calligraphy) 강좌도 3월부터 개강한다. 한진숙 작가가 진행하는 강좌는 아름답고 개성있는 글씨체를 체험하는 시간이며 같은 시기 한 작가의 작품전이 열리기도 한다. 역시 3월 시작될 ‘신 작가의 생각살롱’은 방송작가인 신경옥씨가 진행한다. 강좌는 ‘글쓰기의 기본기’와 ‘자신을 표현하는 글쓰기’ 등의 주제로 매주 금요일마다 열린다. 매주 열리는 연속강좌 이외에도 건강, 명리학, 차(茶)와 다도, 청소년교육 등 시민들의 관심사에 따라 단발로 진행되는 초청강연도 마련한다.

이선희 한빛갤러리 관장은 “각종 강좌를 활성화 해 갤러리 공간이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지난 2년여의 노력이 조금씩 효과를 드러내고 있어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문화행사를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남구 달동에 개관한 지앤갤러리(G & GALLERY)는 갤러리 기획전과 연계해 미래고객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미술체험프로그램을 올해 신규사업으로 실시한다.

▲ 갤러리 유 생활도예 전시회.

‘지앤키즈아트스쿨’은 아이(5~9세)들을 위한 오감만족 특화프로그램이다. 작가와 큐레이터 등 갤러리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춰 난해하기만 한 현대미술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다. 참가자들은 4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성 갤러리 체험을 통해 감성을 키우고 직접 창작한 작품으로 전시회에도 참여한다.

세부내용은 ‘이웃집 꼬마피카소’(드로잉), ‘조물조물 작업실’(입체조형), ‘내가 디자인하는 세상’(디자인), ‘안녕! 꼬마 큐레이터’(감상 및 큐레이팅) 등으로 구성된다.

김근숙 지앤갤러리 관장은 “지앤키즈아트스쿨에서는 아이들에게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미술에 진지하게 다가가 마음으로 즐길 수 있도록 경험을 쌓아주는 수업”이라고 말했다.

별도의 프로그램 이외에 전시영역을 특화해 인지도를 알리는 갤러리도 있다. 해당 갤러리는 도예전문 갤러리로, 도심 속 중구 문화의거리에서 운영되는 갤러리 유와, 울주군 청량면 율리 전원 속에 조성된 다운재 2곳이다.

도예작가인 김은숙 갤러리 유 대표는 “3년전 만해도 도예전문 갤러리가 과연 유지될 수 있을지 주변의 걱정이 많았으나 각종 초대전과 대관전이 끊이지 않는다”며 “현대도자와 생활도자공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만큼 지속적으로 이를 알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숙영 다운재 대표는 “2층은 각종 기획전과 초대전, 대관전이 치러지고, 3층은 전시회와 연계한 사찰요리, 꽃꽂이, 다도강의 등 문화강좌를 유치한다”며 “전국적 인지도의 유명 도예작가의 공예품을 1년 내내 감상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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