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희 시인 하느님은 아시리 살아 있는 것들과의 이별연습을 위해 해마다 가을이면 나무가지 끝에다 노오란 손수건 매달게 하시던 이 하느님은 아시리 해 지고 달 이울면 별들을 데려와 깊고 넓고 풍부한 세월의 나이만큼 동그란 까치집 짓게 하시던 이 하느님은 아시리 종국에는 땅 가까이 뿌리 가까이 허무의 심연까지 내려와 물소리에 섞여 날마다 날마다 험한 세상 길 동무돼 함께 떠나시던 이 신춘희씨는 1973년 현대시학 초회추천을 받은 데 이어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월간문학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울산문인협회 회원, 변방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울산예총이 펴내는 계간 〈울산예총〉 편집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