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페블비치 프로암 2R
1타 모자란 11언더파 60타 쳐
PGA 59타 사나이 대부분 불운

▲ 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2라운드에서 11언더파 60타를 쳐 화제가 된 강성훈. 연합뉴스

강성훈(29)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2라운드에서 11언더파 60타를 쳐 화제가 됐다. ‘꿈의 타수’라는 59타에 딱 1타 모자랐다. 버디 1개만 더 잡아냈다면 엄청난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60타만 해도 한국 선수로는 18홀 최소타 신기록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남녀 투어 모두 61타가 18홀 최소타 기록이다.

‘꿈의 타수’라는 59타는 그만큼 이루기 어려운 경지다.

PGA투어 공식 대회에서는 지금까지 고작 6명만 ‘꿈의 타수’를 쳤다.

알 가이버거(미국)가 1977년 멤피스 클래식 2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11개를 묶어 13언더파 59타를 친 게 PGA 투어 사상 첫 18홀 59타 기록이다.

칩 벡(미국)이 1991년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셜에서 버디 13개를 몰아쳐 두번째로 60타의 벽을 깼고 데이비드 듀발(미국)이 1999년 봅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11개를 쓸어담아 세번째 ‘59타의 사나이’가 됐다.

2010년 존디어 클래식 1라운드에서 폴 고이도스(미국)가 59타를 쳤지만 파71 코스라서 12언더파였다. 같은 해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도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59타를 적어냈다. 이때는 파70 코스에서 열린 때문에 11언더파였다.

가장 최근 PGA투어 공식 정규 대회 59타는 짐 퓨릭(미국)이 적어냈다. 그는 2013년 BMW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12언더파 59타를 쳤다. 앞선 5명은 노보기로 59타를 완성한 것과 달리 퓨릭은 보기 1개를 곁들였다.

가이버거, 듀발, 애플비는 59타를 발판으로 우승까지 내달렸지만 벡, 고이도스, 퓨릭은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골프가 하루만 잘 쳐서 우승하는 경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PGA투어 정규 대회에서 친 59타는 그러나 ‘축복’이라기 보다는 ‘저주’에 가까웠다. PGA 정규 투어 대회에서 59타를 친 선수들은 대개 59타를 계기로 골프 선수로서 내리막 경사를 탔다. 59타를 칠 때 이미 전성기를 지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59타라는 찬란한 위업 이후 1년에서 2년 사이에 PGA 투어 무대에서 더는 우승을 경합하는 경쟁력을 잃은 것은 사실이다.

가이버거는 59타를 칠 때 40세였다. 그는 59타를 치기 전까지 9승을 올렸다. 특히 1974년부터 1977년까지 6승을 쓸어담았다. 그러나 59타를 치면서 우승한 뒤에는 단 한차례 우승에 그쳤다. 59타는 그에게 마지막 불꽃이었던 셈이다.

벡 역시 59타를 치기 전에는 3승을 올리며 투어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59타를 치고도 3위에 그친 그는 이듬해 1승을 보탰지만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들면서 2부투어를 전전하다 한때 보험 판매원으로 직업을 바꾸기도 했다. 그에게도 59타는 내리막길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듀발은 더 심했다.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와 상금왕까지 차지했던 듀발은 59타를 친 1999년이 지나자 하향 곡선을 탔다.

1998년 4승에 상금왕을 차지한데 이어 1999년에 4차례 우승을 거둔 듀발은 이듬해 1승에 그쳤다. 2001년 디오픈 우승으로 재기하나 싶었던 듀발은 2002년부터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한 끝에 순식간에 PGA투어 무대에서 사라졌다.

애플비는 2010년 59타를 적어내며 우승한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이후 우승컵과 인연을 끊었다. PGA투어에서 통산 9승을 따낸 애플비는 지금 2부투어에서 근근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신세다.

고이도스는 46살 때 59타를 때렸다. PGA투어에서 2승을 올린 그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이런 엄청난 위업을 달성했지만 59타가 전성기를 다시 불러오지는 못했다. 그래도 고이도스는 시니어투어로 진출해 2014년과 지난해 한차례씩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퓨릭 역시 43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59타의 사나이’가 됐다. 2010년까지 16승을 일군 퓨릭은 2013년 59타를 친 뒤 지난해 RBC 헤리티지를 제패해 5년 만에 통산 17번째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건재함을 과시하는 했지만 퓨릭 역시 이제는 내리막길이다. 올해는 부상 탓에 한번도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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