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구-(하)생활예술, 일상 속의 문화로!

▲ 도심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골목길 디비(Data Base)파는 도시재생대학’에서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원도심 문화지도. 주민들은 현재의 원도심 지도에 자신의 기억과 추억을 덧입혀 감성이 묻어나는 새로운 손지도를 완성했다.

‘생활예술’이라는 말이 요즘 자주 나온다. 정부가 내세우는 문화융성기조는 바로 이 ‘생활예술’을 기반으로 완성된다. ‘생활예술’은 예술가들에게 각종 예술을 배우는 것과는 다르다. 무대에서 춤 추는 무용수의 공연을 관람하는 것, 미술인의 작품을 전시장에서 감상하는 것은 문화예술을 즐기는 행위가 맞지만 엄밀히 말하면 전문가의 문화예술상품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생활예술은 그 같은 범주에서 한발짝 더 확장된 개념이다. 일반인 스스로 주체가 돼 문화와 예술활동을 주도하고 즐기는데 핵심가치를 둔다. 전문 예술인의 예술행위와는 다르지만 주민 스스로 창작행위에 참여해 더욱 높은 수준의 감흥을 경험하고, 더 나아가 일상의 체감행복 수준을 높이자는 의미다.

울산 중구는 주민들의 ‘생활예술’에 방점을 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문화도시, 이를 매개로 한 관광도시를 새로운 비전으로 설정한 만큼 주민들의 참여도와 이를 기반으로 한 유무형의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생활예술에 방점을 둔
중구지역 ‘원도심 도시재생사업’
개개인이 주인공이라는 의식과
적극적인 참여가 성공의 열쇠

◇도시재생대학 주민실천프로젝트

문화관광도시 중구의 핵심은 원도심을 울산의 문화·상업·관광중심지로 부활시키는 도심재생사업이다. 이는 원도심의 잠재된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해 침체된 상권을 회복하고, 지역맞춤형 문화관광사업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지난 2013년 개소한 원도심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이를 위해 도시재생대학을 개소하고 다양한 주민실천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우선 30년 이상 원도심에 거주한 주민과 각 분야 전문가 12명을 ‘도시닥터’로 위촉했고, 주민과 상인 등 강좌를 수강한 150명의 수료생들이 직접 원도심 도시재생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활약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 중 전문가와 주민이 함께하는 원도심 현장투어는 잊혀진 원도심의 역사와 몰랐던 원도심의 가치를 주민들 스스로가 다시 인식하는 계기를 가져왔다.

또다른 사업인 ‘골목길 디비(DataBase)파는 도시재생대학’은 도심재생에 꼭 필요한 사업을 찾아내기위한 프로젝트였다. 이를 위해 선행된 작업은 주민들이 원도심 곳곳으로 흩어져 원도심의 과거와 현재를 한 장의 지도로 제작하는 과제였다.

시계탑사거리를 중심으로 한 원도심 지도는 현재의 거리 모습 위에 주민들의 기억을 동시에 표기해 도심의 추억을 공유하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윤혜진 중구창조도시기획단장은 “침체된 공간을 재생하는 마중물사업, 중앙전통시장과 원도심 전체를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는 야시장사업과 원도심 예술화 구경거리 조성사업 등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각 요소마다 문화적 마인드의 주민참여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예술도 체험과 교육이 우선

생활예술도 교육이 필요하다. 성인들은 새로운 것을 빨리 습득하는 아이들과 달라서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너무나 쉽게 외면하는 습성이 있다. 예술이 가져다주는 심신의 변화와 그로 인한 행복지수를 느껴볼 새도 없이 아까운 세월만 허비하는 것이다.

이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우정동주민센터에서는 동 단위 최초로 주민자치대학을 지난해부터 운영했다. 지난 한해 1·2기 졸업생을 배출했고, 2~3월 중 3기 수강생을 모집한 뒤 4월 개강식을 갖는다.

지난해에는 일반교양이나 자녀교육, 법률과 건강상식에 관한 내용이 주류였다. 하지만 올해는 문학과 역사, 공연 등 각종 문화예술 장르를 더 보강한다. 이를 위해 주민센터는 시교육청, 울산박물관을 비롯해 지역 최대 예술인들의 모임인 울산예총, 생활문화 의미와 가치를 전파하는 울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전문강사 지원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천문호 우정동장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는 주민자치대학의 전문화와 확장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나와 이웃의 삶, 주변환경의 작은 변화가 향후에는 마을과 도시 전체로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중구생활문화센터 개소

전국적으로 개관행렬이 잇따르는 가운데 울산 중구에서도 올 7월께 중구 권역의 생활문화를 선도할 ‘울산중구생활문화센터’가 들어선다.

국비와 시·구비가 투입되는 중구생활문화센터는 중구 문화의거리에 있는 중구전통공예관을 리모델링해 개관한다.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공예관은 층당 면적이 넓지는 않으나 효율적인 공간 배치로 활용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구는 현재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중 전문인력(상주)을 확충해 하반기부터는 각종 프로그램을 수행할 계획이다.

우선 지하 공간은 밴드 및 댄스 등의 동아리 연습실로 활용된다. 1층은 안내데스크와 전시공간을 갖춘 로비로 사용되고, 2층은 개인공방이나 작업실 등으로 채워진다. 3층은 전시회와 강연회를 열 수 있는 다목적강당이 들어서고, 4층에는 2개의 체험실과 야외 옥상쉼터로 조성된다.

동아리방, 다목적홀, 작은도서관, 공용시설 등 생활문화센터는 전국적으로 공간조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각 동단위 주민센터의 문화교실과도 비슷하게 보인다.

이에대해 박주선 중구 문화관광실 주무관은 “기존의 문화시설이 주민들에게 관람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한 곳이라면, 생활문화센터는 주민들의 체험과 창작활동이 최우선”이라며 “프로그램 또한 주민 중심의 자율적인 운영이 기본이며, 주민 스스로 주인공이 돼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퍼트리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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