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도별 창조경제혁신센터 통해
창조·혁신적인 아이디어 실행시켜
고용증대·소비진작·투자활성화 창출

▲ 한양현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경영지도사

불확실성 시대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창조와 혁신이 화두가 된지 오래다. 정부도 국정운영의 중요한 정책 실현을 위해 광역시도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개소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창조와 혁신을 제시하는 이유에 대해 어원은 이해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에서는 막연할 뿐이다.

세상은 현실을 초월하는 영감에 따라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재화를 만들어 내는 창조가들과 현재 존재하는 재화를 경험과 지혜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는 혁신가들에 의해 지탱해온 것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왜 새삼스럽게 창조와 혁신이 글로벌 키워드가 되고 있는 것일까.

첫째는, 가장 큰 매개체 역할을 한 것은 정보화 시대를 촉진시킨 인터넷의 발달이다. 전 세계 어디서든지 시공을 초월하는 정보의 공유가 실시간으로 가능해지면서 창조적 혁신적인 재화가 시장에 공급되고, 공급된 재화의 수요가 즉각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경제적 측면에서 본다면 창조는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고 혁신은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조적 기업을 대표하는 곳이 애플이다. 애플은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보급하고, 이후 메킨토시, 아이팟과 아이튠즈,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개척을 하고 있는 반면에 혁신적 기업을 대표하는 마이크로 소프트, 도요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이미 시장에 공급된 제품을 모방하거나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는 제품으로 고도화해 수요예측을 한 후 공급량(생산량)을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 왔다.

인문학적으로는 피카소(창조가)와 세잔(혁신가)을 비교한다. 피카소는 보이는 대로 그리는 르네상스 이후의 전통을 거부하고 여러 시점을 한 캔버스 내에 표현하는 입체주의를 실현함으로써 현대미술을 탄생(아비뇽의 처녀들)시켰다.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때 그의 나이는 겨우 20대였다. 반면에 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세잔은 초기 작품들이 졸작이라 평가받으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상파를 초월해 기하학적 형태의 그림으로 입체주의 탄생의 모태가 됐다. 그러나 그는 생전에 주목을 받지 못하고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심한 독감에 걸려 67세에 생을 마감했다. 사후에 비로소 그의 대표작인 ‘목욕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만의 독특한 혁신적 화풍을 인정받았다.

창조적 사고와 혁신적 사고가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필연적으로 서로 충돌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창조자들은 직관적 의사결정으로 새로움과 남다름을 지향하면서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반면에 혁신자들은 시장과 소비자 중심의 논리적 실정적 의사결정을 한다. 피카소와 세잔의 사례로 보듯이 주로 창조자들은 고정관념이 생기기 전인 청년 시절에 왕성하고, 혁신자들은 경험과 지혜를 가진 기성세대들이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권한을 가진 혁신자들이 “시키는 일이나 제대로 해”라면서 창조적 발상의 싹을 잘라버리고, 창조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 또한 혁신자들을 세대차로 치부하려는 습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창조와 혁신이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기본 정신은 실패도 투자라는 생각과 세대 간의 베려와 이해를 바탕으로 창조와 혁신이 공유되는 장소가 필요한데 그곳이 바로 광역시도에 설치된 창조경제혁신센터이다. 이를 중심으로 창조적,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정책과 금융, 기술, 시제품 제작지원 등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갈 수 있는 혁신적 재화의 창출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창조적 재화를 탄생시켜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고용증대, 소비 진작, 투자활성화의 선 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한양현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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