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亞 최종예선 결의...북한·일본전이 분수령

▲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윤덕여 감독. 연합뉴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지금까지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올림픽 본선 무대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24일 전라남도 영암의 삼호중공업 사계절잔디축구장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오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하는 2016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서는 다부진 결의를 다졌다.

한국 여자 축구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역대 처음으로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지금까지 올림픽 무대는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배정된 리우 올림픽 여자축구 본선 티켓은 단 2장이다.

월드컵 무대가 상대적으로 문호가 넓어 한국은 그동안 두 차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좁디좁은 올림픽 관문만큼은 통과하지 못했다.

한국(FIFA 랭킹 18위)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4위), 북한(6위), 호주(9위), 중국(17위), 베트남(29위) 등 5개국과 풀리그를 치른다.

한국보다 랭킹이 낮은 팀은 베트남 하나뿐이어서 올림픽 본선 진출은 말 그대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나 마찬가지다.

윤덕여 감독은 지난 4일부터 전라남도 영암에 26명의 선수를 불러모아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19일 최종예선에 나설 20명의 정예멤버를 꾸렸고, 25일 일본 오사카로 출국해 대회를 앞둔 마지막 현지 적응 훈련에 나선다.

기존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 박은선(이천대교)과 심서연(이천대교)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지만 윤 감독은 선수들의 이름값에 상관없이 냉정하게 대표팀을 선발했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전가을(웨스턴 뉴욕 플래시), 김정미(인천현대제철), 조소현(고베 아이낙) 등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이금민(서울시청), 이소담(스포츠토토) 등 22살의 젊은피가 추가돼 신구 조화를 이뤘다.

선수들의 의욕은 하늘을 찌르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상대팀을 압도하지 못하는 것은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 대진도 한국에 유리하지 않다.

한국은 29일 1차전에서 ‘막강 전력’의 북한을 상대하고, 이틀 뒤 지난해 여자 월드컵 준우승팀인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사실상 2패를 떠안으면 본선 진출의 가능성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윤덕여호는 대회 초반부터 강팀을 잇달아 만나게 된 게 부담스럽다.

윤덕여 감독도 “솔직히 첫 경기 결과가 선수들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게 마련”이라며 “이번 대회 대진이 썩 좋은 일정은 아니다”라고 걱정했다. 한국의 첫 상대인 북한은 2008년과 2012년 올림픽에서 두 차례 연속 본선에 나섰다. 두 대회 모두 최종 9위로 마쳤다.

북한은 2014년 아시안게임 우승은 물론 지난해 동아시안컵까지 휩쓸며 최강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대부분 선수가 4.25체육단으로 꾸려진 북한은 90분 내내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쉴 새 없이 상대를 괴롭히는 게 최고 강점으로 꼽힌다.

더구나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역대 1승1무14패에 그쳤고, 최근 9연패를 당했다. 북한을 이겨본 것은 2005년 동아시안컵(1대0 승)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3월 2일 맞붙는 한국의 두 번째 상대인 일본도 넘기 어려운 장벽이다. 역대 전적도 4승8무14패로 뒤진다.

역대 올림픽 무대에 4차례나 진출한 일본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준우승했다. 또 지난해 여자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다만 일본은 지난해 여자월드컵 이후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선 게 약점이다.

‘레전드’ 사와 호마레가 은퇴했고, 여자 월드컵 3차례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미드필더 안도 고즈에와 사와의 대체자로 꼽히는 우츠기 루미가 컨디션 난조로 이번 대회 최종 후보 명단에서 빠졌다.

이 때문에 아직 국제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포함돼 최강의 경기력을 아직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

윤덕여 감독 역시 1, 2차전 성과가 사실상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 되는 만큼 반드시 두 팀을 상대로 승점을 건지겠다는 각오뿐이다.

25일 일본 오사카로 출국하는 윤덕여호는 29일 오후 7시35분에 북한과 1차전을 펼치고, 이틀 뒤인 3월 2일 오후 7시35분 일본과 2차전을 치른다. 연합뉴스

◇2016 리우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일정

△2월 29일(월) 한국-북한(오후 7시35분·얀마 스타디움)

△3월 2일(수) 한국-일본(오후 7시35분·긴초 스타디움)

△3월 4일(금) 한국-호주(오후 7시35분·얀마 스타디움)

△3월 7일(월) 한국-중국(오후 4시35분·얀마 스타디움)

△3월 9일(수) 한국-베트남(오후 4시35분·얀마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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