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정치경제팀

지난 2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울산의 300여개 점포를 포함해 전국 2만여개의 점포가 참여하는 ‘제1회 우리동네 소상공인 축제’가 진행됐다. 소상공인 축제는 올해 처음으로 지정된 ‘소상공인의 날(2월26일)’과 ‘소상공인 주간’을 기념해 진행된 행사다.

그러나 행사에 참여하는 소상공인만 알 뿐 일반 소비자들은 축제를 하는지, 어느 점포가 행사에 참여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했다.

행사를 알리는 스티커 등의 홍보 판촉물이 축제가 시작되고 난 이틀 뒤인 24일에야 점포에 깔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행사에 참여한 한 빨래방 주인은 “말이 축제지, 일반 동네 세일행사보다 못한 수준으로 진행하니 괜히 참여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부턴 이런 정부 행사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축제란 많은 이들이 참여해 축하하고 즐기는 자리인데, 소상공인들을 위해 마련된 축제가 정작 소상공인들에게 상처만 준 꼴이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연합회 등 정부기관에서 행사를 주도했지만 미흡한 행사준비로 소상공인들과 소비자 양쪽 다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홍보 판촉물 배부를 담당한 소상공인연합회는 행사가 시작되기 3일 전인 19일에서야 부랴부랴 택배를 발송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문제는 이러한 졸속 행사 준비가 비단 소상공인 축제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소비진작을 위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 그랜드세일’ 등 다양한 타이틀을 내걸고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들도 속을 들여다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일부 대형업체만 호황을 누렸지, 지역의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들은 행사 여부조차 몰라 참여하지 못한 곳이 더러 있었다. 단순히 이름만 번지르르한 행사를 남발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지역 소상공인들이 진정 즐길 수 있는 축제다운 축제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우사 정치경제팀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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