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수유꽃축제]커버 스토리 : ‘노오란 꽃멀미’ 산수유꽃축제

▲ 남도를 중심으로 산수유에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했다. 영원·불변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산수유는 봄의 달콤한 전령이다. 사진은 해마다 산수유꽃축제가 열리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 전남 구례군 제공

봄을 알리는 꽃의 패션쇼가 시작됐다.

매화에 이어 산수유에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했다.

산수유 꽃은 진달래나 개나리, 벚나무보다 먼저 개화하는 봄의 전령사로 통한다.

산수유의 꽃말은 영원·불변의 사랑. 변하지 않는 사랑을 품은 산수유는 봄의 달콤한 전령이다.

이른 봄 산수유 꽃은 노랗게 피가 도는 나무의 혈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봄을 ‘심장이 고동치는 청춘’에 빗대는 것일까.

산수유(山茱萸)의 본래 이름은 ‘오유’(吳萸)였다. 지금도 중국에서 많은 한의원들은 이렇게 부르고 있다.

또 ‘오수유’(吳茱萸)라는 이름도 있다. 이는 산수유 나무가 1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오(吳)나라의 특산식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산수유 나무는 1970년 경기도 남양주 광릉지역에서 자생지가 발견되면서 자생종으로 밝혀졌다.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수목이며, 전국 각지에서 약용수로 생장하고 있다.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에서 잘 성장하고 햇볕을 좋아하지만 음지에서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산수유 나무의 높이는 약 7m, 지름은 약 40㎝에 달하며 우산모양을 하고 있다.

장다원형인 잎의 길이는 4~12㎝, 넓이는 2~6㎝로 매우 큰 편이고 광택이 있으며 잎의 뒷면과 맥 사이에는 갈색의 털이 있다.

전국 최대 산수유 군락지 구례
노랗게 물든 지리산 자락 장관
꽃으로 치장한 의성 산수유마을
볼거리 다양한 이천시 백사축제

산수유는 공해에 약하지만 내한성이 강하고 이식력이 좋아 시원한 느낌을 주는 수형과 아름다운 열매로 조경수로 상당히 높은 가치를 지닌다.

큰 그늘을 만들어 여름철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산수유 나무는 특히 이른 봄에 개화하는 화사한 황금색의 꽃이 매우 인상적이다.

산수유는 노란빛으로 물드는 꽃이 지고 나면 빨간 열매가 맺혀 아름다움을 더욱 발산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맛을 보면 조금은 떫고 신맛이 강해 생으로 먹기에는 힘들다.

황금색의 꽃은 3월 이른 봄에 개화하고 산형화서(傘形花序)로 20~30개의 작은 꽃들이 뭉쳐 퍼지며 핀다. 산형화서는 꽃차례 축의 끝에 작은 꽃자루를 갖는 꽃들이 방사상으로 배열한 꽃차례를 일컫는다.

열매는 8월에 빨간 핵과(drupe, 核果)로 익기 시작하여 10월에 긴 주홍색으로 익고, 열매의 지속시간은 60일 정도여서 겨울에도 아름다운 열매를 감상할 수 있다.

봄꽃 중에 가장 먼저 피는 것 중 하나인 산수유가 전국 곳곳에서 꽃대궐을 이루기 시작했다.

산수유 꽃이 마을의 논밭, 고풍스러운 돌담길과 어우러지며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내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영원·불변의 사랑이라는 꽃말처럼, 해마다 변하지 않고 봄을 알려주는 산수유 꽃을 만날 수 있는 축제 소식이 이어진다.

산수유 꽃 축제장에서 꽃에 진하게 취하고 사랑에 너무 깊이 빠졌다간 꽃멀미를 할지도 모른다.

▲ 제17회 이천 백사 산수유꽃축제가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경사리, 송말리 일대에서 4월1~3일 열린다. 경기도 이천시 제공

◇제17회 구례 산수유꽃축제

전남 구례군으로 가면 산수유 꽃망울이 지리산 자락을 노랗게 물들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구례군은 산수유 꽃이 절정에 이르는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9일간 산동면 산수유마을을 비롯한 지리산온천관광지와 산수유사랑공원 일원에서 구례산수유꽃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축제 주제는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 산수유 시목지에서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개막식과 축하공연, 꽃밭 작은 음악회 등의 문화공연과 산수유 꽃 둘레길 걷기, 산수유 차 달이기, 산수유 소망 트리, 압화체험, 지리산온천족욕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준비돼 있다.

구례는 남도 내륙에서 유일한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 관광·레저특구로,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전국 최대의 산수유 군락지다. 구례 산수유농업은 지난 2014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3호로 지정돼 산수유 고장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축제장 인근에는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수질을 자랑하는 지리산온천이 있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또 지리산나들이장터가 있어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로컬푸드와 품질 좋은 구례 산수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축제장 가까이에는 볼거리도 많다. 최근 임시 개장한 지리산정원에는 수목가옥이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 또 문화사찰 화엄사와 국가명승으로 지정된 오산 사성암, 고택 운조루, 대한민국 최초로 개관한 압화전시관, 섬진강 어류생태관, 예술인마을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모두 20분 이내의 거리다.

축제 관련 정보는 구례산수유꽃축제 홈페이지(http://www.sansuyu.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구례산수유꽃축제와 더불어 구례와 이웃한 전남 광양과 경남 하동에서도 각각 매화와 벚꽃을 소재로 봄꽃축제가 개최된다.

◇제9회 의성산수유꽃축제

‘제9회 의성산수유꽃축제’가 ‘영원한 사랑’을 주제로 오는 26일부터 9일동안 열린다.

축제장은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산수유 꽃피는 마을) 주무대, 소공원, 숲실무대 일원이다.

의성군은 올해 산수유꽃축제를 개화 시기에 맞춰 오는 26일부터 4월3일까지 9일간 사곡면 산수유마을 일원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사곡면 산수유 마을은 매년 3월이면 산수유가 만개, 절정을 이루면서 그야말로 꽃으로 치장한 마을이 만들어지는 등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이 일대는 산과 논두렁, 도랑둑을 짙은 노란 물감으로 채색해 놓은 듯 산수유 꽃의 행렬이 4㎞가 넘도록 이어진다.

골골에 흩어진 산수유의 노랑 융단물결은 화전2리가 특히 유명하다.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산수유 꽃 사진 촬영대회, 산수유 꽃 사생대회, 산수유 꽃 동요대회, 산수유 가요제가 공연행사로 마련될 예정이다.

체험행사로는 산수유 꽃길 걷기대회, 산수유 등반대회, 떡메치기, 두부 만들기 등이 열리게 된다. 부대행사로 마련될 별빛달빛 조명 쇼, 산수유 꽃마차 투어, 꽃길 보물찾기 등도 축제의 재미를 더하게 된다.

국내의 대표적인 봄꽃 축제로 산수유마을 녹색 마늘과 노란 꽃망울, 푸른 하늘이 어우러지는 대자연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제17회 구례 산수유꽃축제가 오는 19~27일 산동면 산수유마을을 비롯한 지리산온천관광지와 산수유사랑공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지리산 자락에 산수유 꽃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다. 전남 구례군 제공

◇제17회 이천 백사산수유꽃축제

경기도 이천시의 4대 축제중 하나인 제17회 이천백사 산수유꽃 축제가 백사면 도립리와 경사리, 송말리 일대에서 오는 4월1일부터 3일까지 열린다.

매년 전국에서 3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길놀이로 시작될 축제는 장작패기, 소원길 걷기, 각종 공연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는 물론 산수유 차와 산수유 막걸리, 파전, 국밥 등 시골 인심이 담긴 푸짐한 먹거리, 산수유 꽃을 감상하며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덤으로 챙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추고 있다.

축제장 입구에는 한옥으로 지어진 산수유 사랑채가 근사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중 산수유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다.

축제가 열리는 백사면의 도립1리, 송말1·2리, 경사1·2리 등 5개 마을에는 어린 묘목을 포함해 수령이 500년 가까이 된 것까지 1만7000여 그루의 산수유 나무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이천에서 가장 높은 원적산(圓寂山, 634m) 기슭은 산수유 나무로 뒤덮여 있어 초봄에는 노란 꽃이, 가을엔 빨간 열매가 온 마을을 감싼다.

도립리를 포함한 산수유 집산지 마을 주변에는 육괴정(六槐亭), 연당, 영원사 약사여래좌상, 반룡송, 백송 등의 볼거리도 산재해 있어 가족과 함께 하루를 보낼만한 명소이기도 하다. 이천시 백사면 도립1리에 있는 육괴정은 조선 중종 14년(1519) 기묘사화 때 난을 피해 낙향한 남당 엄용순이 건립했다는 정자다.

육괴정이라는 이름은 당대의 선비였던 김안국, 강은, 오경, 임내신, 성담령, 엄용순 등 여섯 사람이 연못 주변에 각자 한 그루씩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축제와 관련한 기타 문의사항은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추진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사무국(031·631·2104. 010·8747·3843)으로 연락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한편 제13회 양평산수유·한우축제도 경기도 양평군 개군레포츠공원과 내리 산수유마을, 주읍리 산수유마을 등 3곳에서 각각 열린다.

양평산수유·한우축제추진위원회 측은 일정만 결정됐을뿐 자세한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북 남원에서 매년 봄 열렸던 용궁산수유축제는 올해부터 산수유열매축제로 바뀐다. 축제 시기도 가을로 옮겨 단풍 절정기인 오는 11월 첫 주에 개최하게 된다.

그동안 남원 용궁산수유축제가 구례 산수유꽃축제와 기간이 겹치면서 관광객들의 관심이 분산되던 것을 감안한 조치로 알려지고 있다.

전북 남원시는 지난해 4월 6~7일 이틀동안 제6회 용궁 산수유축제를 주천면 용궁마을에서 열었다.

해발 1050m의 지리산 영제봉(靈帝峰·1048m) 기슭에 자리한 용궁마을은 봄이면 300~400년 된 수천 그루의 산수유 나무에서 피어난 노란 꽃이 마을 전체를 뒤덮으며 장관을 이룬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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