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정치경제팀

며칠전 자신을 애독자라며 소개한 50대 남성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A4 용지 1쪽분량을 가득 메울 정도에 현 정치세태를 비판한 내용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요지는 선거가 코앞인데 후보간 정책대결보다 상호 비방과 비난으로 네거티브에만 몰두하고 시중의 저잣거리에서나 들을법한 소리들이 난무하는 정치판에 우리 미래가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기자도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상대 후보에 대한 고발기사를 써대고 있자니 씁쓸해지는데,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의 피로도는 오죽할까 싶은 심정이 든다.

20대 총선을 30여일 앞둔 현재 선거사범이 전국적으로 4년전인 19대 총선 때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현상은 유권자들에게 또 어떻게 비춰질까.

선거가 가까워지면 정당이나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공약을 내놓고 정책대결을 벌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통해 유권자는 지역을 대표할 유능한 일꾼을 뽑게 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판은 어떤가.

울산은 최악의 경제위기에 직면해있다. 그 어느때보다 일자리창출과 경제살리기가 중요한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만큼 앞다퉈 총선이슈로 미래지향적인 경제회복의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야권은 통합론으로 시끄럽고 여당은 공천 주도권을 놓고 집안식구끼리 내분에 휩싸여 있는 분위기다.

금배지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펼치고 있는 새누리당의 집안경쟁은 볼썽사나울 정도다. 경선지역마다 고소고발로 얼룩져 있어 선거이후 화합과 통합의 정치가 실현될지 벌써부터 걱정된다. 야권도 선거 단골메뉴인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는데 바쁜 모습이다.

흔히 선거를 축제에 빗대기도 한다. 선량을 골라내는 주민들과 신명나는 한마당 잔치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는 울산이 처한 위기 상황을 헤쳐나갈 정책과 비전을 놓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경쟁하는 총선을 보고 싶어한다. 선거가 정치인들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고 진정으로 축제의 장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형중 정치경제팀 leehj@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