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공무원 단체로 천사계좌 가입
나눔·배려문화 확산 기여에 보람 느껴
울주군의 노력 울산시 전체로 퍼지길

▲ 신장열 울주군수

바야흐로 봄이다. 작가 이외수는 “그대 가슴에 꽃이 피지 않았다면 온 세상에 꽃이 핀다고 해도 아직 진정한 봄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가슴에 꽃은 무엇으로 피어날까. 꿈과 희망과 사랑이 자양분이 돼 가슴 속 꽃이 만개하리라. 최근 울주군 직원들의 가슴에 활짝 꽃이 피었다. 단체로 ‘천사계좌 희망릴레이’에 가입한 날로, 하트 모양의 빨갛고 예쁜 꽃들이 가득찼다.

천사계좌는 1계좌 1004원, 개인당 기본 3계좌 이상을 매달 내는 소액 기부 운동이다. 지난 2월 한달동안 군 직원을 대상으로 천사계좌 희망 가입자를 모집, 전체 직원 80%가 넘는 835명(3월 2일 현재)이 3800여 계좌를 만들었고, 이를 기념해 3월2일 필자를 비롯한 군 직원들과 김상만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단체 가입식을 가졌다. 천사계좌를 통해 우리 군 직원들은 매달 총 390여만원을 기부하게 된다. 연간 모금액은 4500여 만원에 이르며 앞으로 가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부액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나눔과 배려 문화 확산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단체장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직원들도 큰 보람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군 직원 뿐 아니라 올해 초 관내의 이손요양병원 임직원 150여명이 단체로 천사계좌에 가입하는 등 동참하는 군민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울주군민들이 이렇게 천사계좌 가입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가 된 것은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 ‘착한 군’으로 선정된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약속한 지역의 ‘착한가게’가 500여곳을 넘으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전국 처음으로 ‘착한 군’으로 선정됐고, 이를 기념해 선포식도 가진 바 있다. 착한가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국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매달 수익금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업소를 말한다.

울주군은 내친 김에 지난해 올해 전국 최초 ‘천사 군’ 선정을 목표로 전력을 다해 뛰고자 한다. 직원 단체가입에 이어 3만 군민 3계좌 가입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목표를 이룰 경우 연간 10억원 이상이 모금돼 어려운 이웃들에게 골고루 쓰여질 예정이다.

‘착한 군’ ‘천사 군’이라는 타이틀에 욕심내는 것은 아니다. 이름을 얻었다고 해서 이미 착해졌고 천사가 됐다는 ‘완료형’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게 노력하며 살겠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약속하는 것이다. ‘착한 군’ ‘천사 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됨으로써 거기에 걸맞는 아름답고 품격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몇 배로 애써야 할 것이다. 즉 ‘행복한 부담’인 것이다.

이외수 작가의 글을 하나 더 인용하고 싶다. “천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쪽보다는 당신이 직접 천사가 되는 쪽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착한가게와 천사계좌에 가입한 군민들과 직원들은 직접 천사가 되는 쪽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있어 세상은 좀 더 따뜻하고 살만해 질 것이다.

1계좌 1004원 1인당 최소 3012원 상당의 작은 성의지만 이것이 모여 어려운 이웃들에겐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게 하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울주군의 노력이 울산 전체, 더 나아가 우리나라 곳곳에 확산되었으면 하는 것이 진정한 바람이다. 울산시민 모두도 천사가 나타나기만을 마냥 기다리지 말고, 직접 천사가 되어 함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데 동참했으면 한다.

신장열 울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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