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형석 정치경제팀

“일손이 부족한데 일할 사람을 못구하고 있습니다. 왜 취업난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되네요.”

얼마 전 지역의 산업단지 취재 차 찾은 한 기업체 대표는 기자에게 이렇게 넋두리를 했다. 유망중소기업인 이 업체는 매년 15~20%의 성장세를 보이며 납품 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인력 부족으로 생산량은 못 따라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회사 문을 두드리는 젊은 일꾼들은 많지 않을 뿐더러 있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떠나기 일쑤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때문에 이 회사 공장에는 마을주민 등 50~60대 중장년 및 노년층이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 업체 뿐 아니라 업체들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상황은 비슷했다. 한 때 고임금 국내 근로자들을 대신해 구인난을 해소할 대안으로 꼽혔던 외국인 근로자 고용도 옛말이 됐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임금수준은 국내 근로자와 비슷해졌는데 언어소통문제는 물론 음식과 숙소 제공 등 조건은 한국 근로자에 비해 더 까다로워 고용하기가 힘들다. 차라리 이럴 바에야 돈을 좀 더 주더라도 국내 근로자가 낫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의 한결같은 애로사항과 하소연은 인력채용이었다. 그럼에도 청년 실업률은 높아만 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5%로 1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준비생도 작년 같은 달보다 4만5000명(8.0%)이나 늘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함에 따라 구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층의 취업난이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심각한 취업난에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7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꿈, 희망직업을 포기한 세대)’ ‘빨대족(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이들)’ 등 각종 신조어에 헬조선, 탈조선까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는게 산업현장의 엄연한 현실이다.

차형석 정치경제팀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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