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화학산업 발전 전략 구축
적극적 투자 등 선제적 대응 시급

▲ 박경문 홍익대학교 바이오화학공학과 교수

인류는 나무, 풀과 같은 바이오매스(Biomass)의 열매를 먹고 땔감으로 이용해 왔으며 최근에는 유용 생리활성물질을 추출, 의약품, 기능성 식품 및 화장품 등의 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매스는 석유자원 고갈과 지구온난화를 동시에 해결할 새로운 탄소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산업이 단순히 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단계에서 인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즉 무한자원인 태양에너지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생장하는 나무와 풀, 즉 바이오매스가 제공하는 그린탄소을 활용하는 바이오화학산업이 바이오경제를 여는 열쇠가 되고 있다.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하는 바이오화학산업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석유의존도 저감을 통해 석유에서 유래한 블랙탄소 기반의 탄소경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산업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으며, 이를 주도할 국내 유일의 바이오화학산업 인프라인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의 개소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세계적 기업인 다우, 듀폰, 바스프 등은 바이오기업과 협력을 통해 플라스틱과 섬유, 에탄올과 디젤, 솔벤트 등의 화학제품을 대체하는 다양한 바이오화학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중국의 기업들도 이러한 선진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나 국내는 일부기업들이 바이오화학소재를 수입해 가공하는 수준에 있다. 국내 제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바이오화학제품의 공급이 요구되는 바 우리나라 바이오화학산업의 발전전략을 새롭게 제시해 R&D를 산업화로 연계하는 R&BD 모델의 구현이 시급하다.

바이오매스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당 1달러 미만인 바이오연료보다는 신개념의 핵심기술 및 제품 개발을 통해 소량의 바이오매스를 활용,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이 요구된다. 선진기업이 대규모 자본과 자원을 투입해 생산하는 제품들에 대한 추격형 R&D를 탈피,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국내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 섬유 등과 연계한 핵심기술 확보와 수요자 맞춤형 제품의 개발이 우선시돼야 한다. 산학연이 협력해 원료확보부터 기술개발, 생산, 사용까지 전 밸류체인에서 협력하는 범부처형 R&BD 모델을 추진하면 상생협력을 통한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외부의 지식과 신기술을 활용하는 오픈이노베이션과 C&D(Connect & Development)가 적극 추진되고, 혁신 바이오화학기업들을 창출하는 M&A, JV, 기술스핀오프 등이 활성화되면 선진기업들과 경쟁하는 선순환적 생태계가 마련될 것이다. 또한 산업생태계의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밸류체인 전반을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는 원료인 바이오매스에서 유래한 그린카본의 확보이다. 우리나라는 석유를 전량 수입하지만 석유화학산업을 세계 4위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이는 석유를 중요한 산업자원으로 인식한 정부의 노력과 투자에 기인했다. 바이오매스의 절대량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바이오화학산업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매스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바이오매스는 해외에서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유한자원인 석유를 에너지, 연료, 화학제품 등의 중요한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와 연료로 사용되는 석유는 대체 에너지와 연료의 개발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보는 모든 제품의 골격을 구성하는 탄소를 대체하는 해결책은 석유의 카본을 바이오매스의 그린탄소로 대체하는 것이 유일하다. 따라서 그린탄소를 산업에서 사용하는 화학소재로 전환해주는 바이오화학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현재의 ICT산업이 정부의 과감한 투자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을 거울삼아 새로운 탄소시대를 개막, 우리나라 산업경제의 지속 성장을 도모할 바이오화학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기대해 본다.

박경문 홍익대학교 바이오화학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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