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화장실 위해 함께 노력을
공중화장실 안전·위생에 만전

▲ 여태익 울산 동구청 환경위생과 과장

뒷간(淨廊)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공중화장실이 되기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정랑은 으슥하고 외진 곳, 달걀귀신이 나오는 곳으로 인식되고 뒷간과 부엌은 원수지간이라는 속담과 조선시대 이후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내린 유교적 관념의 영향을 받아 괴춤이나 치마끈을 푸는 곳이라고 꺼려했던 것 같다.

예전에 뒷간이나 측간으로 불리던 변소를 지금은 ‘화장실’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의 화장실 역사는 75년쯤 된다. 화장실이 생활공간으로 처음 살림집 안에 들어온 것은 1941년 6월14일 조선총독부령 제23호 조선주택영단령이 제정·공포되고, 같은 해 7월1일에 설립된 조선주택영단에 의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건설된 영단주택이 시초다.

지금과 같은 세면기와 변기, 욕조로 구성된 화장실은 1962년 마포 아파트가 처음이었다.

화장실이란 말은 서양에서 개발된 수세식 양변기가 들어오면서 씻는 곳과 용변 보는 곳이 물을 매개로 수세공간이 통합되면서 붙은 서구적 개념이며 상·하수도가 설치되면서 일반명사가 됐다. 때문에 정낭이나 요강(夜壺), 매화틀은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04년 1월29일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공중 화장실의 설치·이용 및 위생적 관리에 관한 사항이 규정되고 국민의 위생상 편의와 복지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이제는 부대시설이나 편의시설이 아니라 필수시설로 설계 시공 관리되고 있다. 그리고 수세, 수유, 기저귀교환, 화장공간으로 냉·난방은 물론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존재해야하는 스마트 시설로 자리잡았다.

동구 관내에는 49곳의 공중화장실이 설치, 관리되고 있다 관리에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부족하고 갈 길이 아직은 더 남아있음을 느낄 때가 있다.

특히 눈에 보이는 청소는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변기나 세면대, 손잡이 등의 이물과 세균오염, 그리고 어둡고 으슥한 분위기와 막연한 무서움, 몰래카메라 등 신경 쓰이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공중화장실 관리 측면에서의 만족도는 한층 높아지고 관광동구 이미지에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이에 동구에서는 이달부터 모든 공중화장실에 비콘(iBeacon) 시스템을 설치해 여성과 아동·청소년의 안전을 강화한다.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기능을 높이고, 조명은 더 밝은 LED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여성과 아동·청소년들은 스마트폰에 비콘앱을 무료 다운받아 유사시 비콘존에서 휴대폰을 흔들기만 하면 울산지방경찰청 112상황실로 긴급 상황이 위치정보와 함께 자동전송 돼 곧바로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하게 되니 보다 안전하고 스마트화된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이용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꺼려하는 양변기와 세면대, 손잡이 등 여러 사람들이 직접 접촉하는 부분에 대해 위생성 향상을 위한 고압스팀 청소기 13대를 비치, 수시로 방역과 소독 청소를 실시한다.

세균오염과 감염병 차단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로 깨끗한 화장실로의 대변신을 기대해도 좋을듯 하다.

최근들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일명 몰래카메라 설치여부도 매일 청소관리자가 점검해 보고토록 하고 있다.

뒷간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스마트 화장실이 된 것은 경제성장에 의한 도시발전과 함께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용자들의 높은 의식수준, 성숙된 시민의식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제 공중화장실은 도시의 얼굴이자 경쟁력이다. 관광동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용자 개개인의 한층 더 세련된 이용수준과 관리수준이 함께 높아져야 한다.

여태익 울산 동구청 환경위생과 과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