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결코 들러리로 나선 것은 아닙니다.』 임오년 새해 벽두인 9일 월드컵 16강 초석 다지기의 부푼 꿈을 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축구대표팀의 두 78년생 말띠 안효연(FW.교토 퍼플상가)과 권정혁(GK.울산 현대)은 자신의 해를 맞아 첫 출정의 감회가 남다르다.

 지난 9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 1차전 이후 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안효연이나 예비멤버로 있다가 난생 처음 태극마크를 달게된 새내기 권정혁은 사실상 6월 본선 엔트리 경쟁에서는 한발 밀려나 있는 게 사실.

 하지만 이들 모두 이번 기회를 단지 소중한 경험 내지는 나머지 주전급 선수들을 위한 들러리차원의 선발이라고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안효연은 지난 4월 LG컵 4개국대회 이집트와의 결승전에서 히딩크 사단에 첫 우승을 안긴 결승골을 터트리며 주가를 높였지만 이후 오랜 침체기를 겪어야 했던 까닭에 이번 훈련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공격수로서 특유의 돌파력이 장점인 안효연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이 결정적인 순간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조커로 인정받고 싶다는 포부를 말한다.

 안효연은 『비록 지난달 미국전에서 선발이 되고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그때는 우리가 리드하고 있었기에 히딩크 감독이 나를 쓰지 않은 것』이라며 『몸상태도최상인 만큼 이번에 뭔가 해 보이고 싶다』고 결의를 말했다.

 또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는 설렘에 비행기에서도 좀처럼 잠을 청하지 못했던권정혁은 프로 첫해인 지난해 혹독한 시련을 겪고 난 뒤의 선발인 까닭에 아직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울산에 입단, 195cm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앞세워 단번에 선배 양지원과주전경쟁을 할 만큼 성장했지만 지난해 11월 포항과의 FA컵 준결승에서 흥분을 참지못한채 수비수 싸빅을 가격, 페널티킥을 내 주면서 팀을 탈락시킨 「원흉」으로 전락했다.

 권정혁은 그 일때문에 팀에 벌금까지 내고 선배들로부터 혹독한 질책을 받으며극도로 위축된 상태에서 이번 대표발탁 소식을 듣고 꿈인가 싶을 정도로 기뻤다고말한다.

 권정혁은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배들이 쟁쟁하지만 언제나비전은 크게 가지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며 새내기 대표답게 당찬 결의를말했다.

 부푼 꿈을 안고 미국땅을 밟은 이들 말띠 동갑은 이번 훈련기간 대표팀에 긴장과 함께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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