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재원으로 최적 운용법 찾지만
변수 너무 많아 순기능과 역기능 혼재
효율성 측면 절실한 사람에 배려 필요

▲ 한양현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경영지도사

신용보증제도는 제도권 금융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필요로 하는 담보와 미래 현금흐름의 추정을 통한 대출 원본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금융시장 실패(Financial Market Failure)자 들을 구제하기 위해 탄생했다. 제도권 금융에서 자금조달을 하지 못하는 경우 고금리 사채시장이나 제2 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리게 됨으로써 자금 수요자들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자금 공급자들은 저축은행 사태와 같은 금융 부실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완충적 역할을 신용보증제도가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신용보증제도는 기원전부터 실행되어 왔다. BC 1750년경 함무라비법전에 보증서의 사용에 관한 규정이 명시되어 있고, AD 150년경의 로마법전에도 보증채무의 부종성 및 보충성, 보증인의 보호에 관한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에 추징을 금지하는 법령에서 보증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가 발견되고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족징(가족이 보증을 서는 것)과 인징(이웃이 보증을 서는 것)이 성행하였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신용보증제도가 인간이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제도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것은 다 해도 ‘보증은 서지 말라’고 교육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필시 보증은 대단히 위험한 계약으로,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신용보증제도를 실행하는 울산신용보증재단의 가장 큰 화두이기도 하다. 울산신용보증재단은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적시에 자금공급을 함으로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공급된 보증서에서 발생되는 부실의 관리, 사업 실패에 따른 채무 불이행으로 신용불량자가 되어 재기를 원하는 소상공인들의 구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정된 재원으로 효율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운용 방법을 찾기 위해 향후 거시경제의 전망과 업종별 경기를 진단하는 미시 경제의 예측, 울산이 가진 도시특성상 발생되는 긴급한 현안 문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울산시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신속한 지원 등 많은 변수들의 필요충분조건을 고려한 보증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순기능과 역기능 또한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담보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게 신용을 담보로 한 자금 공급으로 사업의 연속성을 지원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안정적인 서민생활 구축이라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긴급자금 수혈로 구조조정의 지연에 따르는 또 다른 제3의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역기능도 있다.

자금운용의 측면에서도 보증서 공급이 없으면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수요자가 있는 반면에 보증서 없이도 담보와 신용을 바탕으로 스스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수요자도 있다.

하지만 보증 공급 시스템에서는 담보여부 보다 신용등급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의 효율성 확보 측면에서 조금 더 여유 있는 사람들이 보다 절실하게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배려해야 한다. 이 어려운 경제난국을 타개하는데 함께 동행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한양현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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