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교육 51시간 의무화…실효성 있는 안전교육 추진돼야
(하)생존체험교육 확대해야

▲ 울산시 울주군 범서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여름 태화강에서 생존 수영교육을 받는 장면.

재난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에 정신을 잃고 당황할 수 있다. 이때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 대처하는 것이 사고를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재난안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돌발상황을 돌파하는 것은 딱딱하고 경직된 사고와 매뉴얼이 아니라 여러가지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처 능력이다. 안전교육에서 현장 위주의 생존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울산에서도 지난해부터 생존교육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생존교육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가 다 갖춰진 상황에서 교육이 진행되면 가장 최선이겠지만, 울산은 아쉽게도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활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범서초 전국 최장시간 수영교육
태화강서 수상안전캠프 열기도
시교육청, 교과 과정 재구성해
현장중심의 교육모델 개발키로

◇수영교육 전국 최다 실시

울주군에 위치한 범서초등학교는 지난해 전 학년에 대해 16시간의 수영교육을 실시했다. 전국에서 수영교육을 많이 한다는 학교도 10시간에서 12시간 수준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울산지역 초등학교로는 유일하게 범서초만 보유한 수영장이 있었다. 2014년만 하더라도 범서초는 1년에 2시간~4시간 정도의 수영수업을 진행했지만, 지난해 교육부에서 지정하는 안전교육 시범학교로 운영되고, 학교장의 의지가 더해져 수영수업을 대폭 늘렸다.

특히 범서초는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한 수영교육에서 벗어나 ‘태화강’이라는 현장으로 나가 수상안전캠프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수영교육에서 생존교육으로 한 단계 도약한 것이다. 4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은 3일 동안 급류체험 등 4시간의 현장교육을 받았다.

수영교육을 주도한 범서초 박종혁 교사는 “학생들이 ‘생존수영’이라는 용어 자체를 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더욱이 물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졌고 대응능력 또한 커졌다”며 “평생 물에 들어가지 못할 것만 같던 학생이 수영을 배우면서 킥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갈 때 감동을 받았다. 학생 개인적으로도 향후 수상레저활동을 하거나 수난사고를 당했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중심의 안전교육 전략 구축

울산시교육청은 올해 지역과 환경적 특성을 고려한 ‘현장중심의 안전교육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서생중학교와 병영초등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하고, 연구학교에서 나온 모든 수업계획과 프로그램, 자료 등을 울산지역 전체 학교와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서생중학교는 위치적인 특성을 고려해 산업안전과 원전안전 등이 주로 다뤄지고, 시내에 위치한 병영초등학교는 생활안전이 중심이 된다. 시교육청은 이들 연구학교와 함께 교과별로 산업안전과 생활안전을 ‘어떻게 접목시킬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이른바 교과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또 실습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도 확충해 생존교육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전 초등학교에 교육용 제세동기를 보급하고 6개교에 안전체험교실을 운영한다. 학교당 80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해 영상과 소방, 교통, 생활안전 체험 등 분야별 거점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재난과 안전 전문강사 인력풀도 교사들에게 제공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안전문화 풍토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장의 생존교육뿐 아니라 교과과정과도 잘 연계된 7대 안전교육이 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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