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 노력
지속가능한 축제 발전위해 최선

▲ 김태연 울산 남구청 도시창조과장

아름다운 봄꽃을 보고 있으면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생활의 활력소를 되찾는 느낌이다. 가족, 친구들과 축제를 찾아 나들이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만큼 새봄을 여는 축제 준비로 각 지자체도 분주한 모습이다.

사실 봄꽃축제는 물론 전국의 지역축제를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다. 지역축제는 대부분 그 지역의 문화자본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렇지만 축제나 행사가 봇물을 이루면서 당초 목적이나 성과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거나 선심성 또는 지방재정의 낭비요소가 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있다.

유럽에서는 매년 수십만개의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프랑스 10만개, 스페인은 2만~30만개의 축제가 열리고 우리 인구의 3분의1 수준인 네덜란드에서는 연간 5000개의 축제가 열린다. 특히 유럽의 경우 그 지역의 역사와 경제뿐 아니라 지형, 기후와 관련된 축제도 많이 볼 수 있고 성공 모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축제의 개수가 아니다. 고유의 개성을 갖지 못한 비슷한 축제들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유사한 축제와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 때문에 매력없고 비슷한 축제로 보이는 게 문제인 것이다.

울산 남구에도 매년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 대표적 축제인 ‘울산 고래축제’는 지역이 가진 세계적 문화유산인 반구대암각화를 비롯해 장생포의 근대 포경역사를 스토리텔링한 축제로, 울산고래의 역사·생태·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소중한 문화콘텐츠이다. 또 우리 남구가 가진 자연환경과 역사, 특색 있는 이야기를 엮은 △궁거랑 벚꽃축제 △해피강변영화제 △선암호수불꽃축제 △삼산디자인거리 눈꽃축제 △왕생이길 거리문화페스티벌 △남구 해피데이 등도 100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부산의 불꽃축제처럼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고, 주민들의 공감과 감성을 이끌어내는 소중한 지역축제이다.

울산고래축제는 고래를 테마로 한 전국 유일의 축제라는 대표성과 전통성을 확보함으로써 해를 거듭할수록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설화 속 역사를 담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 특화거리 왕생로에서 열리는 거리페스티벌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거리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울산 남구의 불꽃축제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도심 속 생태공원 선암호수공원에서 펼쳐진다. 선암호수공원은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후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40여년간 출입이 금지됐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사연을 가지고 있다. 오염의 대명사에서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변신한 태화강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여름 밤의 더위를 식힐 수 있는 해피강변영화제는 그야말로 특별한 이벤트다.

혹자는 다른지역의 비슷한 축제를 모방, 색깔없는 축제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명칭이 비슷하다고 해 내용이 같다고 볼 수 없지 않을까. 울산의 대표적인 상권인 삼산디자인거리를 배경으로 한 눈꽃축제에는 루미나리에 천사의 길, 희망 프리마켓 등 다른 눈꽃축제가 시도하지 않은 차별성이 존재한다. 이처럼 남구의 축제는 ‘다름’을 강조하고 싶다.

지역축제가 많다고 지적만 할 때가 아니다. 지속가능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하는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축제 성과를 좌우하는 관람객들의 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관람객들은 언제나 새로운 축제를 원한다. 그런 만큼 독창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울산 남구는 대한민국 산업수도의 상징이자 고래, 태화강, 처용 등 울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풍성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독창적인 소재와 이야깃거리가 있는 만큼 무엇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남구만의 차별화된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어갈 것이며, 나아가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위한 관광산업 발전에 주력할 것이다. 주민들의 관심과 협조를 바탕으로 ‘문화관광도시의 실현’ ‘품격 있고 매력적인 문화남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될 것이다.

김태연 울산 남구청 도시창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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