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후 실현여부에도 관심 가져야
국가 발전·국민행복을 위한 공약

▲ 황수현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장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따뜻한 봄과 함께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선거문화는 많은 발전을 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숱하게 많은 선거법위반행위관련 신고전화가 걸려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의 선거법에 관한 질의 등이지 선거법 위반 관련 신고전화는 선거기간동안 겨우 몇 건에 그치고 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행위 적발에 앞서 몰라서 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입후보예정자 및 정당관계자에 대한 체계적인 선거법 안내, 기관·시민단체 및 지역주민 등에 대한 공명선거 강의 등을 통해 국회의원 선거가 깨끗하게 치루어 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한걸음 더 나아가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의 실현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제 돈 안 쓰는 깨끗한 선거는 어느정도 정착이 되었다고 생각되지만 아직도 정책선거(매니페스토 운동)는 미흡하거나 아쉬운 점이 많다. 매니페스토정책선거란 선거에 임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고 국민의 삶과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공약으로 개발해 언제까지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즉 구체적인 목표, 실시기한, 이행방법, 재원조달방안, 공약간의 추진 우선순위를 명시해 제시하는 것이다.

몇년 전 춘천에서 개최된 마라톤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영화 ‘말아톤’ 촬영지인 의암호를 한바퀴 도는 42.195㎞의 풀코스였다 2만여명의 건각들이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이들의 목적은 풀코스의 완주와 기록의 단축이다. 저마다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출발선에 서 있는 이들의 외모만으로 누가 일등을 할 것인지 누가 완주를 할 수 있을것인지 알기는 힘들 것이다. 눈에 보이는 모습과 말보다는 그 사람이 얼마만큼 열심히 그리고 계획된 프로그램에 맞추어 연습을 해왔는지에 대한 기준과 척도가 그 선수의 완주 가능성과 실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선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선거를 통해 훌륭한 사람을 선출, 국민을 행복하고 잘 살게 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면 어떤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출해야 할까. 인물, 학력, 경력 등 여러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과 사례를 검토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해서 내놓은 실현가능한 좋은 정책과 공약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기준이 아닐까. 완주와 기록단축을 위해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한 것처럼 좋은 정책과 공약은 국민을 더 잘살고 행복하게 하기 위한 등불이자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는 후보자를 선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후보자가 당선된 후 약속한 정책과 공약을 임기동안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확인해 다음 선거때 다시 지지해 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검증과정도 포함된다.

필자가 아는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들이 동대표를 선출한 후 주민들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몇 년동안 수많은 부정을 저질러 입주민들에게 수천만원의 손해를 끼쳤음은 물론 이로 인해 아파트 값도 하락했다. 이는 동대표도 문제가 있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수수방관한 입주민의 문제도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네의 작은 아파트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많은 금전적 손해를 봄은 물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주민들간의 갈등과 반목이 생기는 데 하물며 우리 울산, 크게는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국회의원선거의 경우야 더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이제 8일 앞으로 바짝다가왔다. 선거를 하면서 단지 선거법 위반행위가 없었다고 해 선진국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돈 쓰는 선거, 비방하는 선거, 연고중심의 그릇된 선거 관행을 완전히 몰아냄은 물론 이러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통해 선진국으로 한 걸음 내디뎌야 할 것이다.

황수현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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