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대출규제 악재로...주택 매매·전세 모두 관망세

중개사무소 개점 휴업 상태...거래실종에도 가격은 고공행진

▲ 부동산 시장이 봄철 성수기에 접어들었으나 거래부진으로 울산 중구 유곡동 혁신도시내 부동산중개업소 밀집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봄 성수기에 접어들었으나 울산지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한 겨울이다. 부동산 매수심리 위축과 관망세가 심화되면서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여기에 침체돼 있는 지역 경기상황과 5월부터 시행되는 대출규제 등의 악재와 맞물려 당분간 이 같은 부동산 시장한파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매매·전세거래 뚝…관망세 심화

5일 찾은 울산 중구 혁신도시 내 동원로얄듀크2차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거리. 중개업소들마다 문은 열려 있으나 사무실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한산했다. 이 지역은 도시미관거리로 지정된 탓에 업소 외벽에 매물 시세표를 붙일 수 없어 중개업소들의 분위기는 더욱 썰렁했다.

한 업소 관계자는 “작년 연말까지만 하더라도 일주일에 최소 2~3건의 거래가 이뤄졌으나 올 들어서는 한 달에 2~3건에 그치고 있다”며 “보통 지금쯤이면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봄철 이사 수요가 발생하는 시기이나 거래 자체가 끊겼다. 거의 개점 휴업상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남구 옥동 서광아파트 인근 업소 관계자는 “매물도 없고 매수자도 없다. 나오더라도 중소형 평형대 저렴한 가격의 아파트만 간혹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아파트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탓에 관망 분위기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협회 울산시지부 관계자는 “지역별로 일부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중개업소들마다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며 “평균적으로 한 달에 10건도 안 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고공행진…대출규제 시행 악재

이 같은 주택거래 실종 속에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중이다. 중구 유곡동 동원로얄듀크 전용 84㎡(33평)의 경우 지난해 가을 4억2000만원~4억5000만원선에서 거래됐으나 지금은 이 보다 5~8% 가량 오른 4억5000만원~4억8000만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전세값도 같은 평형대 기준으로 2억4000만원~2억6000만원선에서 거래되다가 지금은 3억원 전후로 거래되고 있다.

남구 신정동 아이파크2차도 전용 84㎡가 지난해 연말보다 10% 가량 오른 5억3000만원 전후로 거래되는 등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은 물건 자체가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그러나 거래가 사실상 끊겨 이같은 매매가는 실거래가라기 보다 호가수준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감정원이 최근 발표한 3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서 울산은 전월비 0.08% 상승하며 제주, 세종 다음으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서도 울산은 지난달 0.23% 상승하며 전국평균(0.03%)을 크게 웃돌았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5월부터 시행되는 대출규제가 벌써부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다 총선까지 끼여 있어 주택시장의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억눌려 있던 시장이 다소 회복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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